1.
2026년 1월.
그동안 애써 글을 쓰고자 시도하여도
내 머릿속에서 뭉쳐 놓은 실타래 같은 생각들이
도무지 단 한 올도 풀리지 않은 채
끄적댈 수 있는 지면 위로 나오지 못하는 상태로
2주가 그냥 얼렁뚱땅 지나갔다.
아무런 목적이나 모종의 준비거나 어떠한 의도 없이
그저 무심히 흘려보낸 순간들이었다.
뭔가 의미 있는 시작을 해보고자
새해 첫날부터 시작한 브런치 독서챌린지도
어느 순간 팍 시들해졌고,
주경야독 슬로건이 어색할 정도로,
멍하게 때론 피곤함으로
일찍 이불 속으로 직행하곤 했다.
2.
며칠 전 샌프란시스코에 나갈 일이 있었다.
웬만하면 운전이 복잡한 샌프란시스코 도심에선
저녁 시간에 약속을 굳이 만들지 않는데
아들 커플이 조성진 연주를 예매했다고 알려왔다.
학생 할인 혜택 덕분에
정가의 10% 정도로 예매했다고 하기에
혼자 있는 엄마까지 챙겨주어 더욱 고마웠다.
저녁 시간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는 고속도로는
여러 사고 때문인지 꽉꽉 앞뒤로 정체되었고
시간 내에 겨우 도착하여 주차할 수 있었다.
첫 시작은 난해한 현대음악 연주였고
한국의 자랑스러운 피아니스트 조성진 군이
열화와 같은 환호 속에 등장하였다.
트럼펫과 함께 한 그의 피아노 연주에서
그를 처음 직관하며 마음 설레어하던 10년 전이 떠올랐다.
20대의 패기와 열정과 긴장이 교차하던 그 이후
벌써 4번째로 그의 연주를 마주하며
이젠 30대에 접어든 그의 기량과 여유가 느껴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자랑스러운 이름, 조. 성. 진.
날이 가고 해가 갈수록 더 원숙하게 무르익어 갈
그의 매 순간이 앞으로도 기대되기에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던 밤이었다.
3.
한해의 새로운 결심을 다듬게 하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안타까운 부고 소식이다.
가족이든 가까운 지인이든 그 부모님이든
직접 알지는 못하지만
한두 다리만 건너면 알 수 있는 사람이라던지
사회적으로 저명한 분이라던지.
특히 전혀 예상치 못하게 갑작스러운 소식은
고인에 대한 애통하고 먹먹한 마음과 더불어
나 스스로를 겸손하게 낮추는 기회가 된다.
언제 어떻게 떠나게 될지 모르는 남은 인생을
최대한 의미 있게 보람 있게 살아가야 한다고
연초부터 다짐을 새로이 해보게 되었다.
4.
이제 정신을 좀 차려보자.
그리고 집중해서 써내려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