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리 두기

by silknot

결혼하며 독립을 했고, 특히 아이를 낳아 기르며 떠오른 말 중 하나.


'제자리 두기'


이 행위는 일상에서 생각보다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사람은 생각보다 물건들을 넘치게 사용하고, 넘치게 버리고. 제자리에 두기 힘들어한다. 수많은 물건들의 흔적들은 기록되지 않는 많은 시간들로 인해 제자리를 찾아가거나, 찾아가지 못하기도 한다.


내 주변의 '제자리 두기'와 더불어서 아직 자조가 되지 않는 아이 주변의 '제자리 두기'를 함께 하다 보면

아이에게 '제자리 두기'를 가르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일인지 깨닫게 된다.


'제자리 두기'는 어쩌면 청소, 정리, 집안일 등의 행위로 퉁쳐지곤 한다. 나와 생활을 함께 해 본 몇몇의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제자리 두기'에 젬병이다. 아마도 이런 일들에 젬병인 덕분에, 나의 '번잡함', '어지러움'이 비집고 나와, 이런 글도 쓸 수 있는 거겠지.


그런데, '제자리'란 도대체 뭘까. 물건들의 '제자리'가 도대체 있긴 한 걸까?

그 물건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나에게도 '제자리'라는 것이 있을까? 그렇다면 나도 언젠가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꾸준히 정돈하는 사람들을 생각해 본다. 비우거나, 남길 것을 정해야 하는 사람들.


누군가 나의 '제자리'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언젠가 나의 '제자리'를 찾아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는 건 어떤 존재에 대한 욕망과도 관련이 있는 걸까?


나의 '제자리'를 안다는 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 것인지 명료하게 안다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