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권의 책과 To Pixar and beyond!
PIXAR.
비록 Luxo Jr. 같은 쇼트필름을 먼저 보지는 못 했지만, 토이스토리와 벅스라이프를 보면서 재미있어 하기엔 질풍노도의 90년대를 보내긴 했지만, 몬스터주식회사부터 시작된 이들의 컴퓨터 애니매이션 영화의 놀라움과 감동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겁니다.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같이 20대후반 그리고 30대 초반에 즐겁게 보았던 영화는 어느덧 첫째와 둘째가 즐겁게 가끔 찾아보는 고전이 되었고, 카와 인사이드 아웃 같은 명작은, 디즈니에 인수된 2006년 이후에도 이들은 이들만의 Creativity를 잃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물론, 도리를 찾아서, 카2와 같은 실패작들도 있긴 했습니다만...
제가 이들의 성공이야기를 다룬 책을 찾아본 것은 꽤 된 일입니다. 이번에 읽은 "To Pixar and Beyond"까지 총 세 권인데, 세 권 다 참 재미있습니다. IT업계에서의 성공스토리, 스티브잡스나 제프베조스, 엘론머스크와 같은 Celebrity Multibillionare들의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만, 무엇보다도 애니매이션 영화의 감동과 희열이라는 코드를 밑바닥에 깔고 있는 이 스튜디오의 이야기는 더더욱 감동을 주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세권의 책은 한 회사의 이야기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관점과 색채가 조금씩 다릅니다. 저는 직업적인 특성상 세번째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만,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심의 기업 역사 스토리텔링이 궁금하다면 첫번째 책을, 하나하나의 기업경영의 교훈과 maxim을 얻고 싶다면 두 번째 책을 추천합니다.
1. Pixar Touch
픽사의 창업자인 Ed Catmull, John Lesetter 등 여러 인물의 탄생과 Lucasfilm에서의 분사를 통한 회사 설립, 스티브잡스의 투자와 death valley, Toy Story의 성공과 대박, 후속작들의 역사적 성공 등의 이야길를 재미있게 다룬 책입니다. 분량은 아주 두껍지 않아서 원문으로 보셔도 큰 부담 없이 볼 수 있습니다. 2010년정도까지의 이야기까지만 다루고 있고, Up과 Wall-E의 이야기가 개정증보 형식으로 붙어 있다는 것이 약간의 단점이라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한글번역본, "픽사 이야기"도 나와 있으니 번역본으로 보셔도 좋겠습니다.
픽사의 스토리를 다룬 교양서 중 가장 성공한 책이 아닐까 합니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뿐 아니라 여러 언론사의 베스트셀러 상을 휩쓸었다고 합니다.
픽사의 주요 창업자이자 기술 Guru인 Ed Catmull이 공저자로 되어 있고, 프리랜서 작가인 Amy Wallace씨가 함께 쓴 책입니다. Wallace씨의 홈페이지에 가보니, 이 책이 가장 유명한 단행본 같아 보이네요.
좀 길긴 한데, 아주 재미있게 본 책입니다. 이 책의 특징은, 각각의 챕터와 목차 별로, 시사하는 경영학적인 교훈을 먼저 던져 주고, 그 교훈을 실증하는 에피소드를 읊어주는 형식이라는 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챕터들이 따로 놀지 않고, 전체적으로는 chronological하게 연결되면서 픽사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내용들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조만간 다시 한번 Kindle + Audible Whispersync for voice로 재탕해 보려고 합니다.^^
한글번역본도 나와 있습니다. "창의성을 지휘하라 - 지속 가능한 창조와 혁신을 이끄는 힘"
(제목 짓느라 골치 좀 아팠겠습니다 ㅎㅎ)
3. To Pixar and Beyond: My Unlikely Journey with Steve Jobs to Make Entertainment History
실리콘밸리의 변호사에서 IT기업의 CFO로 변신하여 활동하던 저자(Lawrence Levy)가 1994년 스티브잡스의 부름을 받아 픽사의 CFO가 되는 이야기부터 시작하여, Toy Story의 성공과 IPO, Disney와의 계약의 재협상...최종적으로는 2006년의 픽사-디즈니 인수에 이르기까지 주로 경영/재무/법률적인 측면에서의 성공 스토리, 그리고 스티브잡스와의 인연을 담담히 서술하고 있는 책입니다. 애니매이션 작품의 상세한 소개, 픽사의 혁신과 기술개발, 상업적인 성공 등의 스토리는 많이 다루고 있지 않아, 그러한 부분을 기대하는 사람은 1번 또는 2번 책을 읽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1번과 2번 책을 모두 읽고, 경영학적 관점에서의 스토리를 다시 한번 짚어보시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책입니다.
양은 많지 않습니다. (오디오북으로 약 8시간) 그리고 디즈니에의 회사 매각 이후 Part 4에서는 좀 뜬금없이 작가의 동양철학으로의 귀향 및 재단 설립 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와서, 저는 옥의 티라고 보는데, 마지막 장면인 고 스티브잡스에 대한 그리움의 이야기로 연결되면서 자연스럽게 끝이 나긴 합니다.
재무/법률적인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장은 상당히 평이해서 저처럼 영어실력이 부족한 사람도 큰 문제 없이 술술 읽을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오래간만의 제 추천도서입니다.
아직 한글번역본은 안나왔는데, 2016년 3월에 미국에서 간행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안나온 것을 보니, 한국의 출판사들이 별 관심 없나 보네요. 저는 꽤 좋은 책 같은데 ㅎㅎ
그럼 또 다른 재미난 책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