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숙#아르코문학창작기금선정작
여기까지만야 다왔어
일하는 거 보면 이상할 거 같애
처음 이곳에 왔는데
버스 정류장에 서 있는데
전광판의 빨간 점이 별자리 같앴어
그때부터 *듀라는 말이 좋았어
이걸 우리말로는 딱히 뭐라고 해야 해
너는 지금쯤 방음벽 뒤에서
입에 플라스틱 입마개를 하구 일하고 있겠구나
이걸 끼고 있으면 괜히 슬퍼져 말의 마구 같애
눈물이 오기 직전, 속눈썹이 몇 번 떨리듯
듀라는 말, 직전이라는 말
사람들이 막 들이치고 줄을 서고 그러면 손이 막 움직여
자동인형같애
이곳에 오니 가지가 싫었는데 가지가 좋아졌어
물컹하게 슬픈 마음을 가지가 잘 알고 있는 거 같아서
돈 벌어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호텔에 가
누가 그렇게 하라 하지 않은 진짜 침묵을 할 거야
주인은 내게 일할 동안은 말하지 말래
거기 해변에 가면 세상에서 가장 긴 장화를 신은 남자가
철벅철벅 물 속에 들어가
해수욕객이 흘리고 간 쓰레기를 줍지
저쪽에서 터진 공 같은 게 흘러오기 직전
집게는 허공에 멈춰 있어
입을 쩌억 벌리고
그리고 순식간에 낚아채지
듀라는 말은 저런 순간을 위해 만들어졌을 거야
해변에 떠돌아다니는 수건, 돗자리, 그때 그 순간 머리카락
듀라는 말은 바늘이 오기 직전 골무의 마음 같애
작게 뚫린 구멍 밖으로 누군가 바깥을 내다보고 있지
근데 기다리고 있던 건 안 오고 바늘이 오는 거야
따끔따끔한
그래두 이곳의 도시락은 참 예뻐
색색으로 고명을 얹으면
그 추운 바닷물에 들어가기 직전 그 남자는 속으로 외칠 거야
오늘은 싸구려 모조 귀고리라도 하나 줍게 해 줘요
골무 대신 슬픈 마음에 끼게요
더이상 따라오지 마 다왔어
바로 직전이야
*due
*활보, photo by 이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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