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판대에 망고 없음

이문숙#아르코문학창작기금선정작

by 시인 이문숙

모로 누우면 엉치 뼈

망고 씨만큼 납작해


이때 헬리콥터 빙빙 돌며

인공 눈이라도 뿌려야 하는 거 아니니


어느새 망고 서너 개

매달려

훤출대야


그걸 따서

농익어 짜글짜글한

표피를 벗기고


작은 칼집으로 잘 등분된 그걸 쫄쫄이

핥아먹는


하다못해 버릴 수 없어

깨끗이 닦아

은박지에 싸두고 보는

길쭉한 씨는


유배자 뼈로 만든 배 같고

폐왕의 모자 같고


나폴레옹 과자점

나폴레옹

폴레옹

옹옹옹

밤새 중얼중얼 앓는

눈사람 하얀 실어증 같고


망고

쩔쩔 끓는 이마를

두르고 있던 금박 띠는


후퇴하는

단신의 나폴레옹

머플러 같아


나폴레옹

폴레옹


고급식품관 아열대과일

가판대에도 없던 망할 놈의 망고가

여기


금방 녹고말

눈송이

언어처럼

*

망고는 옻나무과

무환자나무목


당신 메일 주소는 *무우수이고요

접시 받침은

파란 야생화 그려진

망우대이고요


무우와 망우

망고와 무환 사이


받침 테두리에는 툭툭

아무렇게 찍어낸


폴레옹

레옹


망고는 어느새 환난과 근심을 데려가

옹옹옹


망우대 접시 받침 점처럼

옹옹


망고는 눈물 튕겨내야만 살 수 있는

방수목


밀납인형 박물관

공포의 방

괴이하게 매달린 과일처럼


눈 아래

눈물점처럼


나폴레옹

폴레옹


*독서가 유배자의

음식이라면


망고는

유배자의

과일


나폴레옹 과자점에서 유명한 건

엘리게이터

혹은

생망고 케익


꺼꾸로

말해볼까

그러자


고망생

망생

생生


*근심 없는 나무, 이진명 시인 메일

*파스칼 키냐르


*인공눈사람,photo by 이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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