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장미, 장미’ 온라인 구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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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이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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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서울문화재단 발간비 지원으로 출판한, 작고 어여쁜 독서록 ‘장미, 장미, 장미’.


2019년 작은책방 파견작가로서 '장미가시독서클럽'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시인 이문숙 1991년 「현대시학」으로 나왔다. 2005년 시집 「천둥을 쪼개고 씨앗을 심다」(창비), 2009년 「한 발짝을 옮기는 동안」(창비), 2017년 「무릎이 무르팍이 되기까지」(문학동네)를 펴냈다.

책 소개

장미薔薇는 장미章美다. 문장의 아름다움이다. 문장에서 한 송이 장미를 발견하고 기뻐하는 시간.


읽고 있던 책이 건네준 문장 한 송이를 들고 써 내려간, 시도 산문도 아닌 에세이.

다른 독서 에세이와 달리, 이 책에는 줄거리나 감상 같은 것은 없다.


책이라는 폐쇄적이며 동시에 내밀한 공간에서 추는 최승자 식 ‘존재의 굼벵이 댄스’와 같다고 할까.


Gather ye rosebuds while ye may,

Old Time is still a-

flying;

And this same flower

that smiles today,

Tomorrow will be

dying.

그래, 때맞춰 장미 봉오리를 모으렴 노쇠한 시간은 어느덧 날아가 오늘 꽃은 담뿍 웃어 내일은 스러질 거야

파스칼 키냐르는 독서는 유배자의 음식이다,라고 말한다. ‘노쇠한’ 일상 속에서 걸어나가 자발적으로 유배자이길 도모하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 ‘독서’. 그 과정에서 잃었던 자아를 회복하게 하는 거칠고 초자연적인 독서라는 음식.

책 속 문장을 경유지로 하여 지극히 주관적인 누군가 한 발 한 발 딛어나간 하나의 비현실의 현시. 거기서 조우한 낯선 타자의 시선.

백일몽의 흰장미가 가득히 핀 유배지. 그것을 교배하고 재배치해 피여낸 새파란 문장 송이 송이들의 사화집.


일상이 지루해지고 삶의 요폐가 올 때, 어떤 특별한 장소로 나아가 무릎을 곧추세워 읽던 책들의 목록.


유배자의 밥상에 놓인 숟가락이 혜성처럼 ‘파파래질’ 때, 형식은 산문이지만, 어쩌면 시일 수도 있는 ‘환상동물’ 같은 글쓰기의 미흡한 시도와 방식.

가만 들여다 보면 글의 제목은 모두 ’와/과‘로 되어 있다. 서로 다른 대척점에 놓여 있는 사유와 감각의 이접들을 우리 모두는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세계가 즐겁게 충돌하며 때로 내파하며 불러낸 한 단어 한 줄 한 문장.


그렇게 문장, 문장을 접목하다보면, 이 ‘아름답고 사적이며 악명 높은’, 점점 악화되어 가는 소홀한 일상에 색다른 장미 한 송이가 미지의 ‘독서 유배자’인 당신 심장에 피어날 수도 있기에.

차례

1부 봄 훌라후프 그녀는 문학적 훌라후프였어 토성의 고리를 지녔지

2부 여름 물고기 빗

비는 빗 흑호黑虎의 슬픔조차 빗겨주는 빗 비는 빗

3부 가을 도토리배 당신의 심연에 받아주세요 ‘진척’이라는 배 한 척

4부 ㅅ ㅅ ㅅ 세심의 사화집 깻잎은 늘 초조하고 착해

5부 겨울 아랑곳 딴청’이라는 통통통 심지어 배우고 옮겨오고 싶은 통통통

1부 봄 훌라후프

움과 수수꽃다리/점과 종달새/물과 아코디언/4월과 연필/벽돌과 춤/사이와 감성적 철로/견시와 접안/쇼아와 쇼/재와 해오라기/도마뱀과 훌라후프/영만이와 두부 한 모母


2부 여름 물고기 빗

랄라와 수박/비와 빗/아이스크림과 사암/자두와 건너가기/감자와 내일/보석과 돌멩이/부재와 부채/귀와 귀찮음/편지와 위장색

3부 가을 도토리배

도서관과 구급차]/끝과 플라스틱 음식모형/진척과 도토리배/시월과 얼뜨기/누슈, 종이사전과 벽돌/돼지와 오르간/흑단과 말/유리와 미로/

4부 ㅅ ㅅ ㅅ

5부 겨울 아랑곳

순록과 테스트씨/아랑곳과 아스파라가스/성냥과 새와 사자/꼬박과 해이/견우성과 알타이르/뾰롱통함과 귤/흑발과 검은 스타킹/목도리와 하얀 마스크/켕에와 은검초/케잌과 권총/딸기쨈과 입술모양빵

시인의 말

모을 수 있을 때, 물방울 맺힌 아침 장미 봉오리를 모아라. 그 장미 봉오리 문장으로 아침 샤워를 하여라. 서랍 속에는 문장을 모아두어라. 사람을 넣어두어라. 장미 수집가가 되어라.

장미, 장미, 장미. 장미薔薇는 장미章美다. 문장의 아름다움이다. 아침 샤워 대신, 아름다운 문장 샤워!

장미정원에서 본다. 노란 댄싱걸dancing girl, 파란 블루라이트blue light, 순백의 아이스버그iceberg, 붉은행성red planet 등등. 모두 색이 곱고 아름답다. 그러나 색이 고정되지 않고 시시각각 변하는 포에트리poetry라는 장미.

그러니 받아주시겠어요. 이 작고 소박한 책 위에 ‘포에트리’ 한 송이를 놓아 드릴게요. 읽을 때마다 시시각각 달라지고 변화하는 문장들이 거기 있다면.

무릎을 접으면 생기는 둥근 고원을 좋아한다. 그 고원에 하얀 구근을 심어두고 야바위꾼, 폐광의 주인, 떠돌이 약장수와 함께 들여다보는 걸 좋아한다.

2019년 작은책방 파견작가로서, '장미가시독서클럽’ 프로젝트를 수행하였다. 그때 읽었던 책들. 책 속 문장에서 발화하는 장미, 장미들.

시도 산문도 아닌 무릎이 사랑한 이 에세이를 골목 속 또다른 장미들인 작은책방들에게 헌정하고 싶다.

추천의 말

장미(薔薇)를 모으는 여인들의 그림에서 문장의 아름다움(章美)를 발견하는 시인. 그렇다면 그의 이름 문숙은 문장의 맑음(文淑)일까. 그 특유의 맑은 문장으로 이문숙은 봄의 책, 여름의 책, 가을과 겨울과 혹은 그 사이 어딘가 이름 없는 계절의 책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중에는 내가 모르는 책도 있고 아는 책도 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전부 모르는 책 같다. 이토록 낯설고 아름답고 엉뚱하고 다정한 독서록이라니. 분명히 읽은 책인데 생전 처음 보는 책처럼 강렬한 호기심으로 다시 첫 장을 펼쳐보고 싶게 만드는, 아니, 원전은 아무래도 좋고 나는 그저 문장이 아름답고 맑은 이 독서록을 천천히 오래 아껴 읽고 싶을 뿐이다.

세상에 ‘시작하고 전진하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연필은 없다지만 이문숙의 연필은 거기서 더 나아간다. 춤추고 노래하고 길가의 장미를 따고 이정표를 지나쳐 가까운 길도 멀리 돌아간다. 그 여정에 이 어여쁜 책이 놓여 있다.

-소설가 김미월

일주일에 두어 번 <장미가시독서클럽>에 간다. 회원은 딱 두 명. 나와 알지 못하는 먼 나라 이본느 달도시. 말이 통하지 않아서 그녀가 허리에 두른 파란 띠만 본다.그런 날에는 무릎이 내어준 한 두 줄의 파란 문장을 만난다. 세상에 부재하는 장미를 두 손에 받들고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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