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서점

-폭풍을 좀 보내주세요

by 시인 이문숙

방에 놓여있던 책 상자 겨우내 콜록댄다. 라댄 클래스 같이하는 H. 어떻게 알고 밤의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읽었다 한다. 파리에서 남편이 유학생으로 공부하느라 6년을 그곳에서 살았다 한다.


이 책 4부. 티에리 파코의 지붕, 우주의 문턱. 그걸 다룬 파리 얘기 먼저 펼쳐 읽었다 한다. 파리의 성냥알 휙 긋는 듯한 비와 그걸 긋는 손채양이 합쳐 만들어지는 ㅅ. 이 책 읽으니 그 싫던 비가 새삼스레 그립다 한다. 대학 때 불문과 친구가 있어 늘 보들레르, 랭보 이런 걸 꼭 끼고 다녔다 한다.


사람들과 대화를 안하니 이런 내용 이제야 알게 되지. 누가 말 걸어야 그제사 대답하는 나란 사람.


때맞추어 우연히 밤의서점 폭풍점장님. ‘장미, 장미, 장미’를 필사하는 책상 모습. 램프와 타자기. 방문객들 필사 노트 담은 사진을 보내주셨다. 올해에는 저에게도 폭풍을 좀 보내주세요. 마른 물고기 마른 고랑 사뮈엘 베케트가 내려다보는 책상. 찻잔 속 폭풍 아니고 책 속 폭풍. 폭풍의 눈이 보여요.


#밤의서점 #시적에세이 #장미, 장미, 장미 #교보문고보다밤의서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