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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이문숙 Jul 26. 2019

ㅅㅇ

ㅅㅇ

포르투갈어 사전을

처음으로 들여다본다


빗방울은 혼자 들어앉기에

알맞은 크기로

툭툭 떨어진다

세르 포에타 낭 에 우마 앰비상 미냐
에 아 미냐 마네이라 드 이스타르 소지누

빗방울이 모르는 말로 떨어진다
알아들을 수 없어
귀가 귓구멍을 가만 들여다본다

오목한 곳에 하얀 귀지가 혼자
뒤돌아 앉아있다
곱상하고 포슬한
위해하고 딱딱한

귀이개는 어디 갔는지
귓속으로 빗방울을 흘려넣어
간신히 핀셋으로 꺼낸
그 구절이란

*ㅅㅇ이 되는 건 나의 야망이 아냐
그건 혼자가 되는 나만의 방식

난 혼자가 싫은데
야망 같은 건 애초부터
뿜뿜한데


빗방울이 이식한

인공와우 속으로

툭툭

*Fernando Pessoa의 시, ㅅㅇ은 시인  

* Vilhelm Hammershoi,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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