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0호. 모국을 사랑한다는 것은.

by 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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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당신에게.


어쩌다보니 무거운 제목으로 당신을 찾아 나섭니다.

하지만 우선은 가볍게 시작하고 싶어요. 간만의 휴일인데 푹 쉬셨나요?


저는 광복절이라고 하지만 태극기를 계양하지도, 딱히 기념이 되는 행사에 참여하지도 않았습니다.

집안일을 해결하고, 친구들을 초대해 놀았을 뿐이에요.

그럼에도 제목이 이 모양인 것은 어제 막바지에 SNS에서 짤막한 영상으로 광복절 기념 게릴라 뮤지컬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잘 생각해보면 그래요. 국가가 자유롭지 못하면 국민은 자유로울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국민이 자유롭다고 해서 국가가 자유로울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자유로운 국가 아래 반드시 자유로운 국민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요컨대, 국가와 국민은 서로 굉장히 영향을 깊게 받기는 해도 별개의 존재지요.


그렇다면 국가를 대하는 나의 자세는 어떠해야하는가.

어려운 문제입니다.


국가에 앞서 가정으로 생각해보면 더욱 그래요.

저는 가정이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울타리가 되어주는 동시에 족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 족쇄를 벗어던지고 나온 쪽이고요.

제 아버지는 무척이나 가정에 충실한 분이셨습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본인이 충실한만큼 가족 구성원들에게도 가정에 충실하기를 요구하셨죠.

저는 그 모든 것을 거부했습니다. 가정이라는 존재는 제게 울타리보다는 족쇄의 의미가 강했던 셈입니다.


국가는 어떨까요?

현대 한국은 과거처럼 애국심을 강조하는 문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여전히 구성원 개개인 중에는 애국심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많아요.

일단 저는 애국심이 많은 쪽은 아닙니다. 한국이라는 나라를 딱히 사랑하진 않아요.


그러나.

저는 한국어를 사랑합니다. 어쩌면 저 자신보다도.

그리고 그것이 한국이라는 나라를 사랑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종종 구분하기 힘들어요.

그렇지만 그것이 일반적으로 말하는 애국심과 비슷한 선상이기는 한 걸까요? 의문입니다.


2025년 8월 18일 월요일,

실컷 놀고 실컷 자고 기분이 좋아진 당신의 속삭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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