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청도로 거쳐 밀양으로 가는 길은 주로 도로 갓길로 달려야 한다. 대신 창녕으로 돌아서 가는 것보다 훨씬 가깝다. 지도로 찍어보니 65km 정도 되는 거리에 4시간이 조금 넘는다고 되어 있었다.
예전에 대구에서 밀양까지 걸어서 가 본 적이 있어서 자전거로는 어떨지 궁금했다. 시간이 많이 안 걸렸기 때문에 새벽부터 출발할 필요가 없었고, 아침 먹고 천천히 출발했다.
대구 시내 도로로 가다가 보니 금방 신천이 나왔고, 신천 옆 도로로 쭉 내려가다 보니 가창 찐빵 골목이 나왔다. 걸어서는 반나절은 갔던 것 같은데 금방 도착한다는 것이 신기했다.
걸어서 갈 때는 아침 일찍 출발해서 가창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고, 걸어갈 때는 찐빵들이 계속 유혹을 해서 사 먹을 수밖에 없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니 찐빵 골목을 금방 통과했기 때문에 사 먹을 겨를도 없었다는 것이 달랐다.
그 이후로는 도로를 따라 계속 내려가면 되었다. 도로에는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는 갓길이 꽤나 넓었기 때문에 생각보다는 차들의 눈치를 덜 보면서 갈 수 있었다. 오히려 걸어가는 것보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이 덜 위험했다. 같은 방향의 자전거 속도도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차들의 속도가 빠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다 보니 예전에 봤던 모텔도 보였고, 요양원도 보였다. 토실하게 살이 오른 귀여운 새끼 황구가 도로가에 죽어 있어 마음이 아프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첫날밤을 묵었던 팔조령도 나왔다. 예전에 옛길을 통해 구불구불 걸어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팔조령을 지난 다음에는 도로를 따라가니 금방 청도에 도착했다. 차도 생각보다 많이 없고 도로를 따라 질주하는 느낌이 좋았다.
청도 시내도 몇 분 사이에 금방 지나갔다. 걸어서 갈 때는 한참 걸렸던 것 같은데 확실히 자전거는 빨랐다.
도로를 따라 쭉 내려오니 신도 터널을 가기 전에 좌측으로 우회를 했고, 청도레일바이크가 나왔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나도 대구에서 청도까지 거의 쉬지 않고 달려왔던 터라 귤도 먹을 겸, 화장실도 갈 겸 들렀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가족 단위로 와서 매표도 하고 바이크를 타기도 하였다.
조금 더 가자 시조공원이 나왔고, 조금 더 가자 유천마을이 나왔다. 도보 여행을 할 때 2일째 묵었던 숙소가 있는 곳이었다. 걸어서 하루 갈 길을 자전거로 1시간이면 가는 것 같았다.
대구-청도-밀양 구간에는 내리막길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 좋았던 것 같다. 청도에서 밀양으로 갈 때에도 내리막이 많아서 속도도 잘 나고 금방 갔던 것 같다.
청도에서 조금 더 가자 바로 밀양이 나왔고 예상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도착했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짧고 편한 라이딩이었고, 시간 있을 때 한 번씩 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추위 때문에 손과 발이 많이 시렸는데 이번에는 핸들 커버도 준비하고 신발도 따뜻한 걸로 준비를 해서 손발이 안 시렸던 것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