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은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다. 거의 0도에 가까운 날씨. 미리 일기예보를 보고 준비를 하고 나와서 다행히 많이 춥지는 않았다.
경주에서 울산으로 돌아 양산으로 가는 길. 100km에 5시간 반이 찍히는 거리였다.
자전거 도로가 77%로 전날보다 비율이 많은 편이었다. 시간도 많겠다 느긋하게 가면 될 것 같았다.
아침은 게스트하우스의 조식으로 배를 채웠다. 구운 식빵과 계란, 그리고 주스. 칼로리 소모가 많을 예정이었기 때문에 넉넉히 먹고 출발했다.
추운 것 빼고는 날씨는 화창했다.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이 천년숲정원과 보리사를 보고 가라며 추천해 주셨고, 마침 가는 길에 있어서 들렀다 갔다.
생각보다 그렇게 볼 것은 없어서 사진만 찍었다.
남경주까지는 거의 도로였고, 울산 북구 쪽으로 가자 동천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나왔다.
자전거도로에 오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이 보였다. 좌측으로는 공항이 있어 비행기가 뜨곤 했다. 동천은 곧 태화강과 만났고, 갈대가 멋있는 태화강변을 따라갔다.
대교를 건너서 태화강을 따라 동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는데 맞바람이 불었고, 체력도 떨어진 데다가, 옷이 축축하게 젖으면서 추위가 몰려왔다. 오히려 아침보다 더 추웠던 것 같고, 발도 시려서 감각이 없었다. 속도도 점점 느려져서 20km/h를 넘기가 힘들었다. 안 되겠다 싶어 무거동 쪽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쉬려고 하였다. 다행히 콩나물국밥집이 있어 몸도 녹일 겸 배가 부르게 먹었다.
굴국밥을 시켰고, 양이 적은 것 같아서 4000원짜리 추가 돈가스도 시켰다. 역시나 칼로리 소모가 많기 때문에 배가 고팠다.
배도 채우고 몸도 충전하니 다시 속도를 내어 갈 수 있었다. 태화강변을 따라가는 자전거도로는 잘 되어 있었고 경치가 좋았다. 까마귀가 떼로 살고 있는 풍경도 신기했다.
울주 쪽으로 넘어가도 도로에 자전거 그림이 그려진 자전거도로가 이어져 있었는데, 국도를 그렇게 관리하고 있는 것이 좋아 보였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배려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울주 쪽부터는 내리막길이라 주행도 편했다. 속도가 나니 재미도 있었고, 어제 70km를 달리고 오늘 70-80km를 달렸기 때문에 누적된 피로와 근육통이 있었지만 힘을 내서 갈 수 있었다. 그렇게 통도사를 지나 다시 양산천을 만났고, 강변을 따라 아래로는 갈대, 위로는 파란 하늘을 보며 상쾌하게 마무리 질주를 하였다.
2일 동안 170km 정도를 달렸고, 누적된 피로를 체험하고 나니 속초에서 부산까지 500km가 넘을 텐데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조심스러워졌다.
나중에 지쳐서 하루에 100km를 못 가게 되면 그것도 곤란할 것 같았다. 그리고 추위는 어떻게 할 것이며 눈이나 비가 온다면 어떻게 헤쳐나갈까 싶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느낀 것이지만 가방이 무거워지니 어깨도 생각보다 많이 아팠고, 노트북을 갖고 다니는 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았다. 대체 방편으로 안장 뒤쪽에 매다는 형태의 가방을 주문했다. 그렇게라도 어깨의 무게를 덜어야 장거리를 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