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버릇을 알아?

버릇없는 자식은 세상에 없다.

by 해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한국 속담이고 한국은 엄마 뱃속에 있던 시간도 나이로 넣어 계산하니 세 살은 이 세상에 나온 지 2년 된 상태이다. 24개월 아이에게 어떤 버릇이 있을 수 있을까?


24개월이면 아장아장 걷는 시기가 거의 끝났고 자아가 형성되어 세상에 사는 다른 이들을 만나게 되는 시기즈음이다. 16개월쯤부터 "NO"를 외치기 시작하는데 보호자들에게는 놀람, 슬픔, 혼란 등을 선사하겠지만, "아니"와 "싫어"를 하지 않는다면 아직 보호자와 자아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라는 얘기니 그게 더 무섭지 않을까 싶다. 어떤 과정으로 보호자와 자신이 하나가 아니라 몸을 따로 가진 다른 인격체라서 의견이 같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아는지는 모르겠다. 보호자의 삶을 모르는 나에게는 그저 신비로울 뿐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을 서로의 옆에서 잘 논다. 하지만 그건 장난감과 활동에 집중해서 같은 것을 하고 싶은 것이지 서로 어울려 노는 것은 아니다. 상호작용은 거의 없고 '니가 하면 나도 한다'의 행동이 많다. 한 명이 울면 옆에 아이도 운다. 바이러스 전염도 가장 심한 연령층이라서 이 나이의 반을 운영하는 선생님들은 자주 아프다. '감기가 유행한대요'라는 말은 필요 없다. 이미 감기가 돌고 있으니.


그렇게 자신만의 세상을 알아가다가 주변의 사람들을 보기 시작하는 시기가 24개월쯤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고 분석한다. 같이 어울려 놀 수 있는 상대인지 알고 싶어 한다. 상대가 필요한 놀이들을 즐기기도 하고 점점 자신들의 세상을 만들어간다. 서로에게 역할을 주고 같이 놀이를 만들어 나간다.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나이라고 해야 할까?


바로 이 시기의 습관이 여든까지 간다는 이야기다. 예순도 잔치를 열어 축하해 주던 시기가 불과 몇십 년 전이니 여든은 장수의 지표로 여겼을 수 있는 나이다. 즉, 보호자 품을 떠나 세상에 들어가 눈 감을 때까지 버릇은 바뀌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상에 처음 들어갈 때 갖게 되는 버릇은 물론 식성이나 취향에 관한 것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 아닐까? 친절한지, 다정한지, 개방적인지 그런 것들 말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변하지 않으니 습관은 잘 관리해야 한다는 얘기로 읽힐 수 있지만, 조금 다르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구에게나 변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버릇뿐만이 아니라 외모나 성향도 그럴 수 있다. 그러니 불가항력적 부분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나의 어떤 부분이 그런지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외의 부분을 개발해서 보완하거나 아님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서 불변의 습관의 영향을 상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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