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e 모어?

언어는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

by 해날

만으로 4세가 지나면 뇌에 있는 모어(mother tougue, native language) 섹션이 문을 닫는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국어를 모어로 사용하기에 모어라는 말보다는 모국어라고 지칭하는 경우가 많지만, 모국어는 자기 조국의 말을 뜻하는 단어이고 모어는 처음 접하는 언어를 말한다. 태어난 지 한 살 이하의 아기들이 보호자가 하는 언어와 아닌 언어의 다름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하니, 언어에 대한 발달은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시작되는 것 같다.


인간은 청각이 제일 먼저 발달하고 가장 늦게까지 살아있다고 한다. 신생아 시기에는 보호자와의 교류가 생사와 직결되어 있으니 귀를 쫑긋 하고 열심히 알아들으려 애쓰지 않을까 싶다. 자신의 성대는 아직 발달하지도 않아 울음소리도 모두 같은 신생아들은 그렇게 서서히 언어를 배우기 시작해서 세상에 나온 지 일 년쯤 되면 대부분은 첫 단어를 말하게 된다. 1년쯤 입력을 착실히 해야 출력이 시작된다는 이야기다. 뱃속에 있는 시간을 더해서 2년까지도 입력을 해야 출력이 가능한 걸 수도 있다.


모어가 4개인 아이를 본 적이 있다. 20개월쯤 된 여자애였는데, 부모가 국제결혼을 해서 서로 영어를 사용하고, 각자의 모어인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하는데 할머니께서 이탈리아어를 해서 아이가 노출된 언어가 4개였다. 아이는 네 가지 언어를 섞어서 사용했고, 기본 베이스는 영어였다. 캐나다 데이케어에서는 2개 이상의 언어에 노출되는 아이들이 많았지만, 4개는 쉽게 보는 케이스는 아녔다. 4개가 모어로 들어간다면 훗날에는 살기 편해질지도 모르지만 처음 익힐 때는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간혹 모어가 어느 정도 틀을 만든 2살-3살에 이민을 오는 유아들도 만나는데 한참을 입을 닫고 눈으로 얘기한다. 눈으로 궁금하다, 좋다, 무섭다 등을 표현하고 가끔은 레이저를 쏘기도 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가 경계의 대상인 것이다. 언어는 문화를 담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기 가족만의 문화를 모르는 낯선 이들과 다른 문화권에서 소통을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한국어를 하는 아이에게 한국어를 섞어서 말했다가 울렸던 적도 있었다. 그 아이는 한국어가 자기 엄마의 언어라며 울었다. 자신과 엄마만이 가진 문화를 내가 침략했던 것이다. 반다로 엄마랑 하던 언어인 영어를 하자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던 아이도 기억난다. 마치 외계인을 보는 듯한 표정이었다.


어려 언어를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은 다양한 문화를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받은 것이다. 헌데 이 기회는 언어의 습득과 문화의 이해가 서로 주거니 받거니를 하는 만큼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깨달음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잘못하면 어떤 이정표도 없는 메마른 사막에 뚝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할 수도 있고 사방이 수평선인 바다 한가운데가 고향이 될 수도 있다.

Bye-lingu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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