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투자회사에서 은행으로 이직하기까지
[포스크 코로나] UXUI 디자이너 영국 런던 재취업 후기 (1) - 몸풀기 편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 중에는 현재 영국에서의 첫 취업을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도, furlough (임시휴직)가 되신 분들, redundancy (인력감축)가 돼서 재취업을 준비하시는 분, 또는 현재 직장이 맘에 안 들고 구직시장도 안 좋지만 재취직을 노리는 분들 등등 다양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포스트 코로나]라고 각주를 단 것은 아무래도 코로나 이후 런던이 봉쇄 (lockdown)가 되고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기존의 취업/구직 방식과 규칙이 많이 달려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시기가 많이 달라진 만큼, 시의성 맞는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1. 갑작스러운 furlough (임시휴직), redundancy (정리해고)를 당했다면 충분히 휴식을 할 시간을 가진다.
Be kind to yourself!
코로나로 인한 경기침체 또는 그 어떤 이유로 인해 갑작스럽게 회사에 나가지 못하게 된 경우, 그 정신적 충격과 스트레스는 굉장히 큽니다. 게다가 한국은 정리해고가 런던만큼 활발하지 않아서 (일반적으로 직업 안정성은 한국이 훨씬 높기도 하고 코로나로 인한 경제 타격도 한국보다는 영국이 훨씬 컸죠..) 평생을 열심히 공부 또는 일만 하던 한국 사람에게는 갑자기 주어진 자유시간과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불안감, 절망감은 생각보다 훨씬 괴롭고 극복이 힘듭니다.
저는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당일부터 거의 일주일 정도를 울면서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예전에 Redundancy를 당했던 동료들도 그건 굉장히 정상이라고,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지라고 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기분이 나아질 것이며, 충분히 울고 충분히 스스로에게 힘들어할 시간을 준다면 어느 순간 조금씩 CV (이력서)를 수정하고 커버레터 (자기소개서)를 쓰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그러니 너무 자신을 다그치지 말고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지세요.
2. 취업 준비를 직장 다니듯이 한다. 9 to 5.
취업준비 자체가 바로 Job입니다. 구직 과정 자체가 일을 하는 것처럼 시간, 노력도 많이 들고, 힘들죠.
Job 은 수입이라도 있지만 수입도 전혀 없이 매달 런던의 기본 110만 원이 넘는 월세를 내야 하는 압박감!
저는 직장인과 제 구직생활패턴을 아예 맞췄습니다. (원래 직장 생활하던 게 몸에 배어서 생활패턴을 맞추는 게 힘들지 않기도 했고요.
7시 30분 - 8시-30분 사이 기상, 아침
9시-10시 잡 서칭, 지원서 제출
구직활동 (인터뷰 준비, 커버레터 또는 포트폴리오 업데이트 )
1시-2시 점심
구직할동
5시 이후 휴식
저렇게 시간을 맞추면 보통 회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는 것도 9am-5pm 사이이기 때문에 이메일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전화를 받기도 쉽습니다.
5시 이후, 그리고 주말에는 아예 아무것도 안 하고 쉬었어요. 취업은 장기전이고 타이밍이기 때문에 너무 초반부터 힘을 빼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충분한 휴식이 길고 힘든 구직생활을 견뎌내게 합니다. 저도 최종 오퍼 계약서에 사인하기까지 딱 3개월이 걸렸네요.
3. 경기침체로 인해 구직 상황이 안 좋을 때는, 무조건 지원부터 하고 봐야 한다. (다다익선)
이건 포스트 코로나로 인해 가장 먼저 달라진 방법 데요, 제가 예전 글에는 "자신이 가장 붙을 것 같은 회사에 시간을 많이 투자해라"라고 했는데. 이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때는 한 달에 디자이너 (UX UI 디자이너 잡만) 100개, 200개가 넘게 올라오던 시기였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채용을 하는 회사가 정말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이럴 땐 정말 숫자 싸움입니다. 무조건 많이 넣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저는 주니어 레벨이지만 시니어, 미드웨잇 상관 안 하고 다 넣었습니다. 운 좋으니 2차까지 가더군요. (최종 오퍼 받은 곳 중에 하나는 시니어 디자이너 롤이었습니다.)
다만 복잡한 지원서와 커버레터를 요구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저는 커버레터를 회사 유형을 크게 분류해서 거기에 맞춰서 조금만 지원서를 수정했습니다.
(이건 커버레터 쓰는 법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습니다.)
4. 취업이 안되고 구직이 오래 걸리는 것은 나의 실력과는 전혀 관계없는 현상이라는 것을 스스로 유념한다.
취업은 타이밍입니다. 노력은 구직하는 누구나 합니다.
제가 첫 두 달간 정말 많은 디자인 과제도 하고, 운 좋게 몇몇 최종면접도 갔는데 계속해서 마지막 단계쯤에서 미끄러지자 큰 상심을 하고 있을 때, 많은 동료들이 이야기 해준 말인데요.
지금 현재 코로나로 인한 경계 침체는 정말로 특수한 상황이고, 그렇기에 나의 해고와 지금 취직이 안 되는 상황이 나의 능력과는 전혀 상관없음을 스스로 일러주어야 합니다.
저는 최종 오퍼를 3개를 받았지만, 확실히 지난 3개월보다 현재 경제 침체가 덜하고 구직시장이 점점 회복되어서 결과적으로 오퍼를 3개나 받을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해요.
지난 두 달간은 왜 취직이 안됬나고요? 물론 그때보다 제 실력이 늘었을 수도 있지만, 제 생각엔 그땐 정말 채용하는 회사가 가뭄에 콩 나듯 훨씬 적었고, 그렇기에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 내가 맞을 확률이 현저히 낮았기 때문이라 생각해요.
저는 이 경험으로 인해 내가 인생에서 이룬 성취들이 얼마나 많은 "운"으로 이루어져 있었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물론 노력도 정말 많이 했죠. 그때로 돌아가라면 죽어도 싫을 만큼.. 하지만 운과 시기도 정말 중요하더군요.
다만 코로나로 인해 많은 여행 업계들이 타격을 입었고, 그렇게 해서 코로나 초기에 해고가 된 Airbnb의 디자이너들이나, Arab Emirates 같은 비행 업계에서 일하는 승무원, 파일럿들이, 정말 다른 업계의 사람들보다 실력이 모자라서 또는 능력이 없어서 해고가 된 걸까요?
아니요, 그냥 완전히 운입니다.
인생의 정말 많은 일들이 한 치 앞을 모르고, 내가 노력해도 그 노력으로 통제되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저는 지난 3개월의 피눈물 나는 구직 기간 동안 전 직장동료, 플랫 메이트, 남자친구, 업계의 많은 디자이너들 등등 정말 많은 이들의 도움을 받았고, 그렇기에 저도 앞으로 제가 운이 좋을 시기 동안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이 있다면 최대한의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앞으로 링크를 열어서 영국 런던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디자이너 분들을 위한 취업 zoom 컨설팅(이라고 하면 대단해 보이지만 작은 zoom call 미팅..)을 해볼까 합니다.
분야는 CV작성, 커버레터, 포트폴리오 리뷰, 디자인 과제, 인터뷰 등등 미팅에 참석하시는 분이 무엇을 원하시냐에 따라 많이 달라질 것 같고요. 조만간 링크 올리겠습니다!
(당연히 돈은 받지 않고요. 취업준비생들이 무슨 돈이 있나유..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