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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마스터 Feb 08. 2021

장안의 화제, 클럽하우스

며칠 사이 클럽하우스라는 플랫폼이 장안의 화제다. 클럽하우스는 작년 3월, 실리콘밸리의 창업자 폴 데이비슨과 구글 출신 로언 세스가 만든  디지털 오디오 기반의 쌍방향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데 최근 테슬라의 일론머스크,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가 이 플랫폼에 등장하면서 전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쉽게 말해서 클럽하우스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이 플랫폼안에서 룸이나 클럽을 만들고 공간의 제약 없이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서비스인데, 과거의 사교클럽이나 독서모임, 토론회와 같은 소셜 게더링을 오디오 기반의 디지털 세계로 옮겨놓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팟캐스트나 유튜브는 특성상 전문가나 셀럽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전달받고, 제한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성격이 강한데 클럽하우스는 그렇지 않다. 클럽하우스는 모든 참여자들이 수평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구조이며,  그 안에 열린 수많은 클럽들을 호핑해가면서 수다를 떨고 의견과 정보를 교환하는 SNS 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iOS에서만 다운로드 가능한 이 어플리케이션은 코로나19시대에 더욱 증폭된 소통에 대한 갈증, 같은 취미와 사고를 향유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에 대한 욕구를 간단히, 그러나 폭넓고 심도있게 해결해주는 서비스로서 세계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벌써 한국에서도 테크, 금융, 트렌드와 같은 주제를 중심으로 수많은 클럽들이 생기고 있고 다양한 대화가 실시간으로 수없이 생성되고 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등 스타트업 창업자들부터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와 같은 전문가들까지 다양한 셀럽들이 이미 이 서비스안에 들어와있다.


이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폐쇄성이라고 할 수 있다. 영상은 물론 글이나 이미지도 사용이 불가하며, 오직 목소리로만 대화가 가능하고, 이 내용은 저장도 불가능하다(그래서 당국의 추적을 피하고 의견을 나누고 싶어하는 중국에서 반응이 특히 좋다고) 그리고 기존 사용자의 초대를 받아서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이십년전 지메일을 떠올리게 하는 특이한 점이다. 기존 사용자에게도 단 2장의 초대장이 제공될 뿐이다. (팔로워가 늘어나면 초대장도 늘어나는 것 같긴 하다)


런칭 초기에 서버의 캐파시티 문제로 초청장을 통해서만 가입이 되도록 하고 사용자를 천천히 늘려갔는데 이것이 머스크나 저커버그 같은 빅 셀럽의 등장과 맞물리면서 한국에서는 FOMO(Fear of Missing Out)을 더욱 자극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미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는 클럽하우스 초대권을 사고판다는 글이 넘쳐나고 있으며 거래 가격은 1-3만원대에 형성되어 있다(역시 기회를 포착하는 것은 한국인을 따라갈 사람들이 없는 듯)



클럽하우스가 관심사가 비슷하고 마음이 잘 맞는 사람들끼리 시간과 장소의 제약없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이 시대의 뉴 소셜 쌀롱으로서 역할을 하게 된다면 우리에게 이미 익숙해진 소셜 미디어의 지형도 또한 상당히 달라지게 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서비스가 나와서 상당히 반갑다. 내 관심사에 대해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의견을 나누고, 그를 통해 함께 성장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전에는 수고스럽고 번거로웠던 오프라인 모임의 가입과 참석, 관계형성과 유지에 대한 피로, 사실과 사실이 아닌 것들이 혼재되어 있고 이것을 바르게 잡아줄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온라인 정보 검색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아주 간단히 해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의 소셜 플랫폼들이 사실 완벽하게 수평적인 소통은 아닌 것에 비해(유튜브도, 팟캐스트도, 인스타, 페북 모두 한쪽에서 콘텐츠를 건네면 받는 쪽에서 피드백을 주는 시스템이다) 클럽하우스는 그야말로 "대화" 그 자체를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 플랫폼이 가진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기존의 팟캐스트가 일방적으로 강의나 발표를 듣는 느낌이었다면 클럽하우스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과 관심사에 대한 대화에 참가하거나, 공개적으로 엿듣는(?) 것이기 때문에 참여자의 관여도와 재미의 측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물론 내가 하는 일이 마케팅이고 브랜딩이다보니, 이런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어떻게 우리 비즈니스와 연결시킬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들지만, 그보다는 디지털의 세계에 새로 생긴 이 오디오 쌀롱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를 더 높일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언젠가 나도 어떤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기대하며, 일단 열심히 여기저기 기웃기웃^^



참고로 앱 아이콘에 등장한 흑백 사진의 주인공, Bomani X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은데, 클럽하우스에 거의 24시간 상주하는 것처럼 쉽게 만나볼 수 있는 기타리스트이며, 클럽하우스 서비스와는 직접적인 관계는 없는 헤비유저이고, 앱 아이콘의 주인공은 주요 업데이트때마다 바뀔 예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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