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써야 하는데 아이의 여름 방학이 왔다…

마리쌤의연구생활

by 권이은


얼마전 학위를 받은 동갑내기 박사님과 식사할 일이 있었어요. 저를 만나자마자 하는 말이, '도대체 아이 키우면서 어떻게 연구와 활동을 계속할 수 있어요?' 였거든요. ㅎㅎ 정말 공감이 되는 질문이라 헛웃음도 나고 안타깝기도 하고 여러 감정이 들더라고요. 동시에 '정말 나는 어떻게 살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나의 연구생활을 정리하면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나랑 비슷한 상황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겠다 하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어요.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이 주제로 글을 한번 써 볼까 합니다.


연구가 일인 워킹맘의 현실 루틴(?)


연구라는 게.. 참 그래요. 뭐랄까.. 하루 종일 투자해도 막상 글을 쓰는 시간은 한 시간도 안될 때도 많고 워밍업에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든다고나 할까요..


저의 하루를 살펴보면, 아침에 아이를 깨워 먹이고 챙겨서 등교 시키고, 바로 연구실로 출근해서 9시부터 책상에 앉아요. 그 때부터 시작해도 점심 먹고, 잠 좀 깨고 하다보면 오후 3시부터 슬슬 글이 나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렇게 1-2시간 글 좀 써진다 싶으면, 어느새 아이가 방과후 활동까지 모두 마치고 집에 올 시간이 되고요. (이런 패턴 저만 그런 게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ㅋㅋ) 아이가 없을 때는 글이 써지기 시작하면 잠을 아껴가며 집중해서 쓰면 되었는데, 이제는 강제로 퇴근을 해야하는 상황이죠.


그런데 아이 방학이 오면, 아이가 오후에 학원갈 때까지 오전을 전부 저와 보내잖아요. 오후에 길어야 6시간 정도 제 시간이 생기는데, 정말 답이 없어요... 논문 몇 편 훑어 읽고 어제 뭐썼는지 한번 다시 읽어보면 어느새 시간이 다 지나가 있거든요.. 아이가 병설유치원을 다녀서 방학이 길었던 6세부터 지금까지 4년째 이 괴로움(?)을 방학마다 느끼고 있답니다. 처음엔 적응을 못해서 아이 6-7세때는 정말 건강을 많이 잃었고, 아이가 학교 입학하기 시작한 작년부터 약간 적응하기 시작했어요. 4년차인 올해는 어떻게 지낼 예정인지 제 계획을 공유해볼게요!



올해 여름은 다를 것이다! 연구 시간 확보하기


3년간의 시행착오를 토대로 올해 여름 계획한 연구 시간 확보 방법은 크게 세가지예요


1. 무조건 하루 5시간은 연구에 보장받기


아이 학원 + 시터 선생님을 고용하여 하루 5시간은 꼭 연구에 활용하려고 해요. 지금은 지속적으로 와 주시는 분이 있어서 그 시간만큼 돌봐주시고요. 아이 더 어렸을 때는 맘시터 같은 어플 통해서 방학 알바 하는 대학생 선생님들 모셔서 아이 돌봄 부탁드리고, 저는 밖에 나가기는 좀 어려우니 방에 들어가서 작업했던 기억이 나요. 아이가 이모같아서 그런지 대학생 선생님들을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ㅎㅎ 긴 시간은 아니지만 매일 보장된 시간이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 연구 마감할 때 '연구 기록지' 간단히 작성하기


연구 마감할 때 항상 그냥 저장하고 마무리 했었는데, 그러다보니 다음 날 워밍업 하는 시간이 꽤 오래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연구 기록지를 간단히 작성하고 있어요. 저는 노션 어플 사용하고 있고요. 본인이 편안 어플 사용하면 될 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제가 쓴 것 살짝 보여드릴게요.


화면 캡처 2025-07-15 222354.png 이렇게 기록해보니까 작업 시작할 때 뭐부터 시작해야할지 바로 감이 와서 좋더라고요.



3. 연구 외의 일은 밤에, 육퇴 후에 하기


지금 브런치 글쓰는 것처럼, 강의 준비나 학회 준비 등 연구 외에도 할일이 많잖아요. 평소에는 출근한 아침에 (연구하기엔 멍한 시간이어서) 주로 처리해 왔는데요, 아이의 방학과 함께 오전 시간이 삭제되잖아요. ㅠㅠ 그래도 연구 외의 일은 1번 시간에 절대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아이 방학 중엔 특히 그렇고, 평소에도 연구 외의 일은 정말 급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 아니면(그런 일은 잘 없긴해요) 밤에 육퇴한 뒤에 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야하니까 일을 질질 끌지 않고 빠르게 끝낼 수 있어 장점이 있어요.



여름방학을 맞아 논문 쓰기와 육아를 동시에 해야햐는 분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면 좋겠어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도 나만의 시간을 확보하는 비결이 있다면 댓글로 공유해주세요!

진짜 열심히 살고 있는 우리! 서로 알아주며 격려해요. �



IMG_7057.jpg 동학과 연구실에서 차 한잔 같이 나누며 연구 이야기 할 시간이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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