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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남의 이혼에 이렇게 관심이 많을까

<이혼숙려캠프>, <나는 solo 돌싱특집> 등의 인기가 가히 폭발적이다. 저정도로 솔직해도 괜찮은건가 싶을 정도로, 출연자들은 자신의 밑바닥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왜 남의 연애와 이혼사, 심지어 연예인도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갈등이 그렇게 재밌을까?


간단하다. 때로는 타인의 불행이 도파민을 분출시켜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상도 못한 빌런들을 보면서, 욕하면서 알게 된다.


“내 남편이 쟤보단 훨씬 낫네.”


이게 이 프로그램들의 강력한 순기능이다. 주식으로 1억 날린 남편을 죽이고 싶다가도, tv에서 10억을 날린 사람을 보면, 우리 남편은 양반으로 보이는 법이다.


‘이런 인간이랑도 연애하고, 같이 사는 사람이 있어요. 여러분 정도면 행복하신 겁니다. 이혼하지 마세요.’


명절이 지나고 부부상담을 받으러 온 분들이 크게 늘었다. 첫 상담에서 배우자를 끝없이 욕하고 깎아 내린다. 내가 더 억울하다고, 내가 피해자니까 편을 들어달라고 한다.


핵심은 잘잘못을 가리는 게 아니다. 정신과 의사는 판사나 변호사가 아니며, 누구 편을 들어서도 안된다. 설령 두 사람중에 한 명의 유책이 훨씬 크다고 해도, 철저히 중립을 지켜야만 한다.


부부는 이혼하기 전까지는 하나이며. 상대방의 일방적인 잘못이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닌데? 나는 완전 일방적인 피해자인데?”

이렇게 생각한다면 부부 상담을 받을 게 아니라 이혼 변호사를 찾아가야 한다.


이혼에 있어 중요한 판단기준은

1) 바람, 폭력, 도박, 알콜중독 같은 명백한 결격사유에 해당되는가?

2) 상대방의 단점이 내가 수용할수 있는 범위인가?

3) 재발 가능성이 낮은 문제인가?


의 세가지이다.

그리고 이사람이 과연 바뀔까? 하는 것을 타인에게 물어서도 안된다. 인간은 자신이 정확히 사태를 인지하고, 차분하게 스스로 내린 결정이 아니면, 어차피 시간이 지난 뒤 100% 후회하고 되새김질 하기 때문이다.


부부 상담을 하면서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이혼은 산수에요. 누가봐도 답이 너무나 확실할 때 하는 겁니다. 애매할때는 결정을 미루세요,’


이혼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결혼을 유지했을 때 장점보다 훨씬 클때 하는 것이다. 아직 헷갈리고 더 행복해질 자신이 없다면, 굳이 결정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돌싱이 되어 나는 solo 에 출연한들, 잠재적 연애 후보자들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지긋지긋해서 혼자살건데?

다시는 이성을 안만나고 자유롭게 살건데?

아니다. 어차피 인간을 외로움을 이길수가 없다.


부디 명심하길 바란다.

이혼은 결혼보다 훨씬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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