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신과 의사 박종석 Jan 21. 2019

스카이캐슬 -소통의 부재가 불러온 비극

아버지가 서울대 의대합격한 아들을 총으로 위협하고, 기나긴 입시 지옥을 이제서야 통과한 엄마는 아들의 일기에 좌절해서 자살을 한다.

영재네 가족은 결국 이렇게 될 수 밖에 없었을까

죄책감과 좌절로 망가진 아들과 아버지. 모든것을 다 가진듯 보였던 이 가족은 이렇게 몰락할 수밖에 없었을까.


영재의 일기를 보면 서울대 의대에 온것도 나쁘않구나라며 엄마를 이해해보려는 시도가 있었음을, 공감하려는 애쓰는 노력의 편린이 드러난다. 이 가족한번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봤다면 어땠을까. 물론 그래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춘기 아들의 격앙된 일기에 충격받고 자살하기 전에,

아들 정말 이게 진심이니?

그럼 휴학을 해도 좋아 엄마가 미안해,

이런 시도는 불가능했던 걸까.

자살이란 방법이 자신의 아들에게 줄 또다른 절망과 좌절, 죄책감을 정말 몰랐던 걸까.

어머니가 자살한 후 칼을 들고 김주영선생에게 달려가는, 분노와 절망감에 미칠것 같은 아들을 엄마는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더라도, 아픔의 순간을 조금이라도 되돌리고 상처를 다독일 기회는 언제나 존재한다.

늦지 않아서가 아니다. 그저 누구에게나 아주 약간의 위로라도, 실날같은 희망에라도 기대고 싶고, 다른 사람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은 날이 있는 것이다.

억지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한번 떠올려 보기를. 그 시절 내가 아버지에게, 엄마에게 그토록 섭섭하고 원망스러웠던게 무엇이었는지.

따뜻한 말 한마디가, 위로가, 엄마는 우리 아들이 행복하면 그걸로 됐어. 이런 것이 간절한 것은 아니었던가.


상처받은 우리 모두는 부모이기 이전에 누군가의 딸이고 아들이었음을.

매거진의 이전글 스카이 캐슬과 부모의 욕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