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3

by Silverback


말(言)을 화살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화살은 한 번 쏘고 나면, 다시 되가져올 수가 없다.

더군다나 한 번 쏜 화살이 적중하지 않았다면

그것은 상대방에게 적개심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상대방도 화살로 나에게 달려들 것이 뻔하고,

나 또한 죽지 않기 위해서 무수한 화살을 계속 소모하여야 할 것이다.

즉, 누군가가 화살에 맞아야 끝나는 싸움이 된다.

이러한 경우 차라리 화살은 나의 화살통 안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편이 낫다.

상대방은, 내가 이미 쏘아서 어딘가에 날아가 박힌 화살보다,

내 허리춤에 있는 화살을 더욱 두려워할 것이기 때문이다.




말(言)을 촛불처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빛은 주변을 밝게 비추어 사물의 모습이 훤히 드러나 보이도록 한다.

더군다나, 상대방의 눈 앞에 빛을 드러내 보이면

경계하거나 의심하던 마음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상대방은 그 빛을 통하여 주변뿐만이 아닌 나의 얼굴도 볼 수 있을 것이고,

나 또한 그 빛으로 인하여 상대방의 얼굴을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즉, 촛불 하나로 주변과 나와 상대방이 모두 보이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빛은 집 안에 있기보다는, 집 밖으로 그리고 동네와 도시 전체를 비추는 것이 낫다.

사람들은 어딘가에 깊숙이 들어가 있는 작은 촛불보다,

사방을 모두 밝혀주는 밝은 빛을 더욱 갈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 우리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화살을 물려줄 것인가,

촛불을 물려줄 것인가.



140809.jpg



매거진의 이전글#0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