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카메라가 대중화되던 2000년부터
카메라는 사람들에게 기하급수적으로 보급되었고
너도 나도 세상을 담아 보존하기 시작하였다.
그로부터 남발된 아웃포커싱...
영화이건, TV 드라마이건,
잡지이건, 광고물이건, 유튜브이건...
필름 화면을 한 사람의 얼굴로 가득 채우고
온갖 배경음을 소거한 채
자극적인 욕설과, 비방,
비아냥, 거드름, 허세,
증오, 분노, 조롱이
그 무거운 침묵을 깨고 분출한다.
예전과는 다르게
파랗고 차갑고 날카로운 화면
고요하고 느리며 불편한 텍스트...
화면이건 소리이건,
혹은 인식이건 감정이건
그 아웃포커싱이라는 것은
주변을 완전히 배제하고
대상을 부각해 상대에게 집중을 강제한다
하지만,
그런다고 집중이 되나?
독자와 청자, 관객을 의자에 앉혀놓고 벌이는
21세기 미디어 고문...
바로 그 아웃포커싱.
기술이라는 것은
인식보다 빠르지만,
발효보다 느리다
그래서 요즘에는
희열을 모르는 사람들이 행복을 노래하고
분노를 모르는 사람들이 증오를 표출한다
사진을 찍건,
대화를 하건
섣불리 아웃포커싱을 하지 말 것.
최대한
주변 풍경을 폭넓게 색칠하고
대상 이외의 여러 사람들을 노래할 것
언젠가 우리는 다시금...
그 오래전 영화들에서 느꼈던,
고즈넉한 전경의 광각렌즈를 그리워하게 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