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자녀가 성장하는 시기에,
부모의 말을 흡수하다가 조금씩 튕겨내는 시기가 찾아온다.
등을 떠밀어주면 반대로 뒤로 물러서려 하고,
앞에 내밀어주면 손사래 하려 하고
조언을 해주려 하면 대꾸를 하려 한다
어릴 때에는 저러지 않았는데....
왜 요즘 말을 안 들을까....
다급한 부모들은 더욱더 자꾸만
무언가 자녀의 머릿속에 집어넣으려 하고
거부감이 더해가는 자녀들은
계속 내뱉으려 한다
아이의 머릿속에서 자아개념과 사회성이 골고루 갖추어지는 시기는
무언가를 흡수하고 소화하여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점이다.
그때에는 스스로 흡수를 멈추고 안으로 들어오는 것을 잠시 차단하여
자기 속에 쌓인 것들과 생성된 인식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마찬가지로
타인에게 무언가를 전해주고 싶으면
강제로 주입하면 안 된다.
그럴 때에는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수조 안에 손을 넣으면 도망가던 금붕어들이
손을 넣고 가만히 오래 기다리면
호기심 때문에 손 주위로 모여드는 현상과도 같다.
밥도 누군가 먹으라고 강요하면 먹기 싫어지고
영화도 누군가 꼭 보라고 강요하면 보기 싫어지는 것처럼
자녀의 성장도 강요하고 주입하면 거부감이 생기는 것이다.
거두어들이고자 한다면 반드시 베풀어 주어야 하고
약하게 하고자 한다면 먼저 강하게 해 주어야 하며
망하게 하고자 한다면 먼저 북돋워주어야 하고
빼앗고자 한다면 반드시 먼저 주어야 한다
이것이 보이지 않는 밝음(微明)이다
- 노자, 도덕경 36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