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이 가수가 누구인지 몰랐다. 최충훈 패션 디자이너가 자신이 옷을 만들 때 영감을 받는 가수라고 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음악으로 옷을 만든다면, 소비자들은 음악도 눈으로 입는 셈이다. 하림의 본명은 최현우 이다.
아침에 부를 수 있는 곡을 선별하려 했던 것으로 보아, 아침에 목이 많이 잠기는 타입임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 겸공 라이브에서 부른 노래는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였다. 낮고 허스키한 목소리가 절절하게 다가온다. 새벽 이슬을 머금은, 커다란 나무의 거친 나무 껍질같은 느낌이었다. 원곡을 듣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라이브로 부른 노래와는 전혀 느낌이 다르다. 원곡은 톤이 너무 부드럽고 약간 높다. 더원이나 임재범이 불렀어도 제격이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이 곡은 낮은 톤으로 잠겨서 허스키해져버린 하림의 아침 목소리로 들어야 한다. 세밀한 소묘가 아닌 거친 목탄화가 어울리는 가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