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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Apr 20. 2023

인터넷 경매장터

수집욕과 물욕이 강한 성격이라, 거의 20년 전부터 이베이를 사용해 왔는데, 무려 그로부터 20년이다. 인터넷 강국이라고 자뻑하는 우리나라에서 그 20년 동안 그럴싸한 중고경매사이트 하나 마련해놓지 못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일본야후옥션의 피드백 시스템을 보라. 우리나라에서는 일본을 보고 아직도 팩스를 쓴다느니, IT후진국이라느니 놀려대고는 있지만, 실상 물류의 본질과 네티즌 사이의 피드백 시스템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나라는 진정한 IT강국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냥 인터넷 회선 강국일 뿐이다. 수치스러운 일이다.


쇼핑의 물량이 많아지고, 사람들 사이의 거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시기에, 아직도 사기에 대한 근심과 분쟁에 대한 염려, 대포폰과 타인명의 도용 같은 문제점들을 가득 안고선 거래를 해야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과연 무엇일까. 그 정도는 그냥 끌어안고 거래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의문이다. 국내 가장 큰 규모의 중고거래 사이트라는 곳에서는 여전히 개인 피드백에 대한 시스템이 전무하다. 한번 팔고 나가고, 지워버리고, 다른 아이디 파서 만들면 끝이라는 하루살이식 생각들이다.


중고거래와 경매거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셀러가 바이어의 신용이다. 그 신용은 피드백 시스템에 의해서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이름 모르는 사람에게서도 과거 이력과 사람들의 평가를 차근차근 읽어보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고, 의심스러운 것은 질답란을 통해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 해당 거래 건은 의무적으로 일정기간 동안 서버에 저장되어 여러 목적의 기록으로 보관되는 것이 기본일 것이다. 이러건 조건이 마련되면 즉시결제도 가능하고, 경매도 가능해진다. 이러한 시스템을 오랫동안 구축해오고 있는 사이트는 이베이와 일본 야후옥션이 유일하다. 


난다 긴다 하는 IT 전문가들이 즐비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시스템 하나를 만들어 놓으면 원탑이 될 텐데, 그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는 이유가 궁금하다. 네이버나 다음카카오 같은 곳에서 노려볼만한데 이상하게 손을 대지 않는다. 혹시 돈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일까. 무슨 이유가 숨어있는 것일까. 번개장터니, 당근마켓이니, 중고나라니 하는 것들의 시스템은 가히 2000년대 초반을 연상케 할 정도의 수준이다. 전문직업 사기꾼이 아니더라도, 누구 하나 정직한 의도와 반듯한 에티켓을 가지고 물건을 매매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제대로 팔아보겠다고 마음을 먹고 들어가도 그 허술한 밥상 앞에서는 격식을 집어치워버리고 싶어 진다. 


일본야후옥션이나 이베이 같은 거래 사이트가 한국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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