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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May 05. 2023

어느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


프랑스혁명 과정에서 등장한 자유, 평등, 박애는 근대정신의 핵심으로 자리잡습니다.


자유란 타인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고, 

타인의 권리를 해치지 않는다는 것은 이미 평등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박애란, 공익과 공동선의 추구를 의미합니다.


평등한 개인들끼리 공동선을 추구하면서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 

이것이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입니다.

이는 곧, 자유와 평등은 그 궤를 같이 한다는 것,

즉 연결되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므로 평등이 없는 자유란, 귀족주의 같은 강한자의 무절제한 횡포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자유가 없는 평등은, 모두가 노예가 되는 전체주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승만 정권 시절에 반공독재체제를 자유라는 명목으로 분식화하였습니다.

자유와 평등을 의도적으로 분리시키는 해괴한 담론구조를 만든 것입니다.


평등은 사회주의적인 것이고 자유는 민주주의 적인 것이라고 서로 등을 지도록 만들면서,

평등을 왠지 불온하고 부정적인 것으로 인식하게끔 하였습니다.

평등을 강조하면 사회주의자이고 민주주의를 강조해야 가치가 있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웃집 아저씨가 어떤 아이에게 와서 엄마가 좋으냐, 아빠가 좋으냐고 물어본다고 합시다.

그러면, 아이는 "아저씨 바보에요?" 라고 이야기해야 정상이겠지요.

하지만, 강제적으로 대답을 요구받아서 마지못해, 

엄마가 좋다고 말하면, 종북 빨갱이라고 하고,

아빠가 좋다고 하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아저씨 바보에요" 라고 말하면 회색분자라는 식으로 대화가 진행된다면,

이는 무조건 선택만을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결합되어 있어야 하는 어떠한 가치를, 분절해서 선택해야하는 문제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박정희 유신헌법은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공고히한다는 말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면 유신헌법은 모든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할 수 있도록 만든 법입니다.

그래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자유를 유보해야한다는 논리를 갖다 붙입니다.

결국 논리와 설득이 안되니 무조건 외우게 하지요.


이러한 이승만, 박정희의 자유정신을 계승한 정부에서 외치는 지금의 자유란

가난한 사람이 불량식품을 사먹을 자유,

가난한 사람이 최저임금 이하로도 일할 수 있는 자유,

가난한 사람은 주 120시간 일할 수 있는 자유가 될 것입니다.


이러한 자유는 결국

주가조작할 자유, 부동산투기할 자유, 마음대로 해고할 자유, 국민의 공공재산을 사유화할 자유로 이어지게 마련입니다.


왜냐하면, 평등을 배제하고 적대시하는 자유란 결국 가진자의 무절제한 횡포를 옹호하기 때문입니다.


(역사학자, 전우용)

※원문 내용 훼손없이 윤색하였음.



<참조>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2023년 5월 5일 방송분(37:19부터)

https://www.youtube.com/watch?v=x2pNxO2kqPw&t=2239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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