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에게 사탕이나 아이스크림을 보여주면서 걸어가면,
아이는 한눈팔지 않고 양팔을 벌린 채 부리나케 쫓아온다
바닥에 돌부리가 있는지
파인 구덩이가 있는지 모른 채 히죽거리며 달려온다
간혹 넘어지기도 하고 울거나 소리 지르기도 한다
아이는 현혹되었고 들씌워졌다
그 아이의 상태는 마치
가드를 내린 권투선수처럼,
혹은 탈피를 하고 있는 갑각류의 연한 살처럼
대단히 취약하고 위험하다
감각적인 유혹에 이끌려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하여 인간의 품격과 모양새를 놓아버리는 것
이는, 여차하면 주변 환경에 쉽게 휘둘리고
결정적일 때 자아를 견지하지 못할 듯한 나약함의 느낌을 준다.
길을 걸어가면서도 스마트폰에 정신이 팔린
여러 군상을 보고
유별난 생각이 떠오르는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