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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Apr 20. 2024

소유의 기쁨

무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끝이 매우 뾰족한 산 정상을 오르는 것과 같다

뾰족한 정상은 오름과 내림만 있을뿐이며

평평한 휴식처는 찾기힘들다.


갖고 싶었던 물건

받아내고 싶었던 허락

쟁취하고 싶었던 목표

이루고 싶었던 사랑


그러한 것들을 소유하기 전까지의 과정과 시간은 행복하다

기다리는 동안,

잠이 오지 않아도

혹은 성가신 일이나 피곤한 일들이 생겨도

조금 있으면 기쁨이 다가오기에

그 사람은 행복하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을 소유하고 난 그 직후부터 행복은 사라진다

그때부터는 멀리 밀쳐졌던 이성이 되돌아오고

감성의 온도가 차츰 제자리를 잡아가면서

현실과 합리의 일상성이 욕망의 안개를 걷어낸다.

뽀족한 산 정상에 오르자마자

즉시 내려와야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러한 행복구조의 비밀을 알아버린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

무언가를 소유하기 직전의 상태,

혹은 무언가를 이루기 직전의 상태만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리하여

그 사람은 그 기다림의 시간

혹은 목표가 성취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만 머물고자 하며

절대로, 획득이나 성취, 소유의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한다

즉,

소유하지 않는 상태

'무소유'의 가치를 체득하게 되는 것이다.


산을 오르고자 하는가?

그렇다면 산 정상의 직전에서 돌아오라

그리하면 당신은 진정한 행복의 등산지기,

고고한 행복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리.


목표에 닿아버린 것은 슬프다. 그래서 나는 삶을 사랑하고 싶지 않다
(동경 / 알베르 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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