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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back May 26. 2024

분노

분노는 악마의 유혹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분노자들은, 이성이 찾아온 직후

자신의 행동을 모두 후회하기 때문이다

분노했을 때의 행동을 후회하지 않는 이가 없다는 것보다 명백한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정당화 할 수 없는 이 기묘한 충동은

이 세상에 분노를 먹고 자라는 악마가 있음을 드러낸다

그렇기에

지혜로운 사람은 분노하지 않기 위해서 지극하게 노력한다

또한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행복을 추구한다.

분노하지 않으면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분노는 자기 자신에 대한 어긋난 기대와 욕망에서 비롯된다

그러한 의미에서 분노는 자신을 들여다보는 성찰의 능력을 요구한다

자신 스스로 올바르지 못한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에 항상 다다르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분노에 휩싸일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기준과 기대치를 정립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배출한 분노는

마치 전쟁에서 화살을 미리 써버리는 것과 같다

자신이 가진 화살을 먼저 소진함으로써

상대방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한다

그 때에는 이미 늦다.

화살을 다 써버린 것을 알게되면

좌우를 두리번 거리게 되고,

앞으로 두들겨 맞을 걱정만 남겨놓기 때문이다.


분노한 상대방을 마주했을 때에는

상황을 축구게임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내가 상대방과 축구 게임을 하고 있는데,

상대가 교묘한 반칙과 비겁한 플레이를 계속 해온다고 치자

나에게 심판 몰래 발길질과 주먹질을 하며

때로는 은밀한 언어로 인격모독을 일삼는다고 치자

그러면 그것을 '내가 이긴 게임으로 보장된 묵시'로 받아들여라

왜냐하면 분노에 사로잡힌 이들은

이성적인 생각과 논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차피 게임에서 지게 되어있다.

이 게임에서 내가 승리한다는 보장이 있다면

남은 시간동안 견디지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하지만, 그 반칙에 견디지 못하고 내가 분노에 휩싸인다면

거꾸로 '상대방이 이긴 게임으로 보장된 묵시'로 떠나갈 것이다


분노는 타오르는 불과 같아서

기름을 부으면 더욱 활활 타오른다

고성, 욕설, 으름짱의 언어는 분노의 불길을 더욱 크게 만든다

반면,

양보, 청취, 겸양의 언어는 물과 같아서

분노의 불길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다


분노를 제압하면, 화살도 미리 쓰지 않고

게다가 승리가 보장된 묵시도 받게 되며

경솔함과 천박함이 모두 제거된 품격을 확보하게 됨으로써

성숙한 인격으로서의 성취감을 확실하게 거머쥘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분노가 찾아왔는가?

그렇다면 악마가 왔다고 생각하고 모든 일을 멈춰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화살을 절대 먼저 쏘지 말고

내가 이긴 게임을 보장받기 위한 묵시를 기다려라

기름의 언어가 아닌 물의 언어를 이용하여 고요하게 상황을 주시하라

악마와의 싸움에서 아슬아슬하게 경계선을 넘기 직전의 고통을 견뎌내라

반드시, 행복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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