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하프타임

개소리의 종류

by Silverback

개소리에는 크게 3종류가 있다.



1. 차분한 개소리

일반적으로 권력자들이 자신의 입지와 이익을 위해서, 주어진 상황과는 전혀 관계없는 소리를 지껄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발언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발생하는데, 마치 호랑이 등에 올라탄 벼룩이 원치 않는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되는 것처럼, 발언의 내용은 리드미컬하게 들썩들썩하면서 어딘가로 흘러가다가 결국 알 수 없는 종착지에 사뿐하게 도착한다. 영어로는 'Cold Bullshit'이라고 한다


차분한 개소리는 비록 내용상으로는 맥락이 없지만 형식적으로는 독자성을 가지며 기승전결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얼핏 들으면 그럴싸한 발언을 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시작과 끝의 흐름을 갖는다.


보통 이러한 경우 발언자의 표정은 무표정하게 넋이 나가있는 경우가 흔하다. 왜냐하면 주변 상황과 전혀 관계없는 말을 하는 동안 그러한 분위기로부터 전혀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언변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2. 장황한 헛소리

일반적으로 외부로부터 고립되어 오랫동안 말을 하지도 못했을뿐더러 주변으로부터 경청의 경험을 누리지 못한 생활을 해온 사람이 뇌까리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자신이 평소 오랫동안 꿈꾸고 있던 발언을 하게 되었을 경우에 발생하는데, 마치 자신이 축구공을 드리블 하면서도 자신의 몸이 오히려 공 보다 먼저 달리고 있는 것을 경험하는 것처럼, 발언의 내용은 산으로 기어간 후 결국 우주로 날아가 버린다. 영어로는 'Astral Bullshit'이라고 한다.


장황한 헛소리는 그 자체로 매우 지루하게 흘러가지만 내용이 많고 그 속이 꽉 차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얼핏 들으면 오랫동안 준비되어온 이야기를 듣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보통 이러한 경우 발언자의 표정은 확신에 차 있고 강렬한 눈빛을 띤다. 왜냐하면 이 기회가 아니면 다시는 평생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공포와 다급함이 숨통을 조여오기 때문이다.



3. 만개한 잡소리

일반적으로 2인 이상의 사람들이 일정한 장소에 모여서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중얼거리듯 혼잣말로 재깔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는 자신의 발언이 허무맹랑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면서도 주변에서 웅성거리고 있으니 눈치 보아가면서 자신도 숟가락을 얹고 싶은 마음이 발동할 때 발생하는데, 마치 옆 가게에서 음식 가격을 올리고 있으니 에라 모르겠다 나도 올려보자는 심보가 발동하는 것처럼, 소리는 여기저기 우후죽순으로 퍼져서 그야말로 곰팡이의 모습으로 공간 전체를 잠식해버린다. 영어로는 'Blooming Bullshit'이라고 한다.


만개한 잡소리는 특정한 내용이 잘 들리지 않지만 여럿이 합주를 한다는 점에서 매우 협동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그러므로 얼핏 들으면 마치 어떠한 연주의 공연을 듣는 것 같은 착각을 느끼게 한다.


보통 이러한 경우 발언자의 표정은 성가시고 귀찮아 보인다는 특징을 띈다. 왜냐하면 개나 소나 다 떠들고 있으니 그러한 잡소리 속으로 은근하게 스며들어 티 나지 않는 의식의 찌꺼기를 배설하고 싶다는 본능을 느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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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글은 개소리인가 헛소리인가 잡소리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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