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소위 '소통'과 '열린 커뮤니티'를 지향 한답시고선
모든 것을 네트워크화하고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작은 것 하나라도 도모할 수 없게 만들어서
개인들을 빅데이터 속의 수치로 환원시킨 후
끊임없이...
정말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계속 갈망하게 만든 다음,
그들로부터 결국 돈을 거두어간다.
이것이 신자유주의 혹은 물질만능주의의 처음과 끝, 알파와 오메가다
SNS를 계속 쳐다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세계시민이라도 된 듯,
혹은 국경을 넘어서 그 누구와도
마음껏 소통하는 자유라도 누리는 듯 착각하지만
휴대폰을 끄고 나서 남은 흔적이라곤
무언가를 충동구매할 수밖에 없었던 '습관적 소비'와
다시 또 폰을 열어보고 싶은 '중독적 갈급함' 뿐이다
욕망의 추구는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무언가를 이루고 나면 그 다음을 자연스럽게 더욱 갈망하게 된다
목이 마르다고 바닷물을 계속 마신다면
그 보다 더 많은 바닷물이 마시고 싶어진다
욕망의 본질은 '갈급함'과 '그보다 더욱 갈급함'이라는 고리로 이어진다
마치 끝이 아주 뾰족한 산 봉우리를 오르는 것처럼
저것만 가진다면 다 이룰 것 같은 희망을 품지만
막상 그 욕망의 정상이라는 곳은
앉아서 쉴만한 곳이 없이 뾰족하기에
오르자마자 곧바로 내려와야 하는 것
머무름과 정지 없이, 오르막 혹은 내리막만 체감한다는 뜻
욕망의 본질을 간파한 거대 기업들의 낚시질은
'소통과 자유, 활짝 열린 커뮤니티라는 구실'을 이용한다
강제하고 윽박질러서 생산시키고 구매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 자유롭다고 생각하게 만들어
자기 자신을 계속 채찍질해서 일분이라도 더 SNS를 들여다보도록 만들고
일분이라도 더 무언가를 계속 들여다보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거대기업들에게 돈을 지불하게 만든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바다에 뛰어들어 바닷물을 한 컵이라도 더 마시게 만들고
목이 마르면 다시 한 컵이라도 더 마시도록 만드는 것
개인 '스스로' 욕구하도록 말이다.
이러한 보이지 않는 욕망의 바다에 이끌려온 현대인들은
자신들이 스스로 원해서 바닷물을 마시고 있다는 '착각' 속에서 살아간다
내가 집이 없는 것은 내가 부지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공부를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연예를 하지 못하는 것은 못생겼기 때문이다
내가 가족들로부터 소외당하는 것은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내가 고독한 것은 젊어서 노력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SNS에 등장하는 유명인들처럼 화려하지 못한 것은
내가 머저리 같기 때문이라고 자책한다.
이쯤 되면,
거대 네트워크 속에서 군림하는 거대 기업들의 세일즈 도구는
개개인들의 욕망 뿐만이 아니라
개개인들의 '자발적 착취'와 '자책'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으려는 '욕망'이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자기 착취와 자책, 욕망의 무한굴레는
광대한 인터넷 오픈 커뮤니티라는 토양 속에서 배양되는데
그 성장을 부추기는 양분은 바로 '불안'과 '공포'이다.
무한정 열려있고 속까지 다 들여다보이는
현대사회의 인터넷 네트워크는
모든 것을 '비교'하고 견주어보며 '계산'하도록 만든다.
나는 나의 가치관 속에서 나름대로의 주관을 갖고선
소박하고 단단한 희망을 키워가면서 살고자 하였으나,
어느 날부터 저쪽의 누군가가 계속 보인다
그리하여,
내가 원하지 않아도
그가 얼마를 가졌는지
그가 무엇을 쌓아왔는지
그가 무엇을 소유하고 있는지
훤히 다 보이게 되는 것.
하루 종일 들여다볼 수 밖에 없는 인터넷 SNS에서는
계속 누군가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만 등장하여
나보다 많인 가진 것처럼 행세하고
나보다 이쁜 모습들만 보여주고
나보다 더욱 성공한 인생인 것처럼 연출된다
그들을 바라보면서
작고 초라한 나의 삶이 점점 괴로워지고
부족하고 가난한 나의 처지를 비관하게 되면서
더 열심히 벌어야 해
더 화려하게 가꾸어야 해
더 많이 끌어모아야 해
더 수준 높은 인생을 살아야 한다는 '강박'과 '초조함'으로
정말 하루하루
매 시간, 일분일초마다
나 자식을 채찍질하게 된다.
1억을 벌어도 5억을 벌어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은 10억, 20억이 있는 것 같으니까.
코 성형을 하고
이마를 깎아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이 더 많이 성형을 해서 이뻐 보이는 것 같으니까
한 시간을 공부하고
한 나절을 공부해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이 더 많이 공부하는 것 같으니까
입사를 하고
승진을 해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은 주식이나 코인으로 더 많이 버는 것 같으니까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아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은 부모의 도움으로 넉넉하게 시작하는 것 같으니까
은퇴를 하고
자식이 독립을 해도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남들은 노년에 풍족하게 사는 것 같으니까
경계 없이 모든 것이 노출되어 전부 들여다보이고
보고 싶지 않은 것도 모두 보아야 하고
끊임없이 그들과 나를 비교해보아야 하는 현실 속에서
욕망은 '자본의 논리'에 의해서 싹이 트고
그 싹이 결국 '불안'과 '공포'라는 열매를 낳는다
인터넷 시대의 거대한 소통 소음과
막대한 이미지 쓰레기 더미에 질식당하면서
나는 어떻게 나 자신을 부여잡고
불안과 공포에서 빠져나올 것인가
불안과 공포, 그리고 욕망
도대체 어떻게 나 자신을 보호할 것인가.
내가 원하는 것으로부터 나를 보호해 줘!
부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