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봉우리

by Silverback

욕망을 추구한다는 것은

끝이 뾰족한 봉우리를 오르는 것과 같다


욕망을 이루고 나면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지만

막상 끝이 뾰족한 봉우리에는

앉아서 쉬거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그러므로 그 봉우리는

오르자마자 내려올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본다면 행복이라는 것은

봉우리 끝에 걸쳐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향해 오르는 언덕,

혹은

이윽고 내려오는 비탈에 있을지도 모른다

올라가는 과정 사이사이,

혹은 내려오는 여정 속 틈틈이 숨어 있는 것


그 무엇이든 봉우리는 없다

끝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다 된 것이라고는 없는 것이다

다만,

그것을 향하는 마음과 시도,

그리고 과정과 기억이

오르락 내리락

계속 이어질 뿐이다.


마련된 곳에는 존재하지 않으면서

이루어가는 과정 속에서만 드러나는

기쁨의 얼개


언제까지라도 손에 넣지 말아야 할 일이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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