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3

by Silverback


오래전 온전하게 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기,

국민학교 운동회 기억이 조금씩 난다.


엄마 아빠가 학교에 와서 돗자리를 펴고

김밥과 음식을 꺼내놓았을 테고,

달리기나 큰 공 굴리기 같은 운동이 끝나면,

돗자리로 달려와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했을 것이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행복은 운동회 때문이 아니라

집이 아닌 곳에서 온전한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러한 자리와 그러한 모습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 나간

딸아이의 첫 운동회에서,

수십 년간 봉인된,

알 수 없는 감정의 복받침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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