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온전하게 부모님과 같이 살던 시기,
국민학교 운동회 기억이 조금씩 난다.
엄마 아빠가 학교에 와서 돗자리를 펴고
김밥과 음식을 꺼내놓았을 테고,
달리기나 큰 공 굴리기 같은 운동이 끝나면,
돗자리로 달려와 즐거운 마음으로
음식을 먹으며 즐거워했을 것이다
그때에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행복은 운동회 때문이 아니라
집이 아닌 곳에서 온전한 가족이
한 자리에 모여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나는 그러한 자리와 그러한 모습을
얼마나 기다려 왔던가.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 나간
딸아이의 첫 운동회에서,
수십 년간 봉인된,
알 수 없는 감정의 복받침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