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문학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박경리 선생은
유신과 군사정권의 부조리와 잔혹함을 피해,
스스로 외부와 격리한 집에 칩거하면서,
어린 손자를 등에 업고선, 한 손으로는 마른 생선을 씹으며
한 손으로는 유리창에 원고지를 붙인 채
원고를 쓰셨다고 한다.
식민시절과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온 가족을 읽어버린 선생은
작가 시절 그 작은 생명이라도 곁에 두고 지내지 않았다면
살아갈 힘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분의 작품들을 읽고 있다 보면,
그 거장만의 특유한 생명론을 접하게 된다.
격변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세대들에게 생명이란
가장 소중한 가치였을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언제 사라질지 모를 목숨에 대한 공포는
내 자식, 내 핏줄, 나의 생명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은 부모의 트라우마를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새롭게 변해가는 시대의 육아는
새로운 부모의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