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7

by Silverback


우리나라 문학의 어머니라고 불리는 박경리 선생은

유신과 군사정권의 부조리와 잔혹함을 피해,

스스로 외부와 격리한 집에 칩거하면서,

어린 손자를 등에 업고선, 한 손으로는 마른 생선을 씹으며

한 손으로는 유리창에 원고지를 붙인 채

원고를 쓰셨다고 한다.


식민시절과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온 가족을 읽어버린 선생은

작가 시절 그 작은 생명이라도 곁에 두고 지내지 않았다면

살아갈 힘도 없었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그분의 작품들을 읽고 있다 보면,

그 거장만의 특유한 생명론을 접하게 된다.


격변의 역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세대들에게 생명이란

가장 소중한 가치였을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를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언제 사라질지 모를 목숨에 대한 공포는

내 자식, 내 핏줄, 나의 생명에 대한 집착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이제 더이상 아이들은 부모의 트라우마를 위해서 존재하지 않는다.

새롭게 변해가는 시대의 육아는

새로운 부모의 가치관을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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