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멈추지 않는다

이 뽑기 추억 하나 더하기

by 유나제이

둘째 아이가 이가 많이 흔들린다며 곧 빠질 것 같다고 했다. 평소 같음 치과에 가서 발치를 했겠지만 오늘은 갑자기 직접 뽑아주어야겠단 생각이 들어 바느질함에서 명주실을 꺼내들었다. 어디선가 들어본 기억이 있었는지 명주실로 구멍을 만들어 아이의 이를 걸어 빼면 어찌 될 것 같았다.


걱정하고 두려워 하는 아이의 맘과 달리 난 설레였다. 앉아서 하려니 영...자세가 나오지 않아 치과에서처럼 누울 것을 권해보았다. 역시 자세가 안정적이고 실을 묶기가 훨씬 편해졌다. 실이 미끄러짐으로 인해 한번의 실패를 겪고 좀더 단단히 실을 메어 두번째 도전!! 성공했다. 다행히 큰 통증없이 수월하게 이가 빠져나왔다. 사실 너무 흔들려서 손으로 집어 내도 빠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의사가 아닌 그저 엄마인 관계로 혹 잘못될까 싶어 어렵지만 실로 묶어 발치를 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나의 어릴 적을 회상해 보면 사실 치과에 가서 이를 뽑기보단 집에서 거의 엄마가 뽑아주었다. 그렇게 수없이 가정에서의 잘치는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때론 아프고 때론 엄마와의 실랑이로 힘들긴 했지만 이제는 아련하고도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나의 어릴 적 추억처럼 우리 모자간에도 소중한 선물이 생긴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오른다. 아들은 이를 뽑은 감동의 순간에 빨리 간식을 먹고 싶은 맘 뿐이다. 감동과 배고픔은 그렇게 서로 다른 입장을 대변한다. 그리고 엄마는 구멍이 뻥 뚫린 아이의 입안을 다시 한번 들여다본다. 아프고 무서웠을 아이의 마음보다 직접 이를 뽑아주었다는 스스로에 대한 대견함에 어깨가 으쓱인다. 빨갛게 피가 맺혀 훤히 속이 들여다보이는 아들의 구멍난 잇몸이 마치 훈장처럼 반짝여보인다.


엄마는 아이와의 작은 일상조차 이처럼 특별한 의미로 기억하고 또 기록한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기억할지 말지도 확신할 수 없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에게는 그러한 매일이 선물처럼 소중하다. 그래서 엄마이고 그래서 아이는 아이일 뿐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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