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약속이 잡혔다. 대학원 동기 선생님들과의 만남을 위해 인천의 한국근대문학관에 가게 된 것이다. 이제껏 아이를 키우면서 주말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보냈다. 개인적인 약속은 주중에 잡고 주말에 개인 시간을 보내는 건 생각해 보지 않았다. 학업이나 어떤 목적을 위해 도서관에 가는 일이 아니라먄 혼자만의 시간을 굳이 주말에 갖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일까 가족들을 두고 나 혼자 나가는 것이 아직은 어색하다. 나의 빈자리를 미리 채워두고 나갈 걱정에 외출 전날 더 바쁜 하루를 보냈다. 혼자만 나가는게 미안한 맘이 들어 더 그러했는지도 모른다.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아이들과 남편과 시내 나들이를 가서 외식도 하고 쇼핑도 했다. 그렇게까지 해서라도 나의 빈자리를 미리 더 채워놓고 싶었다. 외출 후 집에 돌아와 저녁밥을 따뜻하게 만들어 먹이고 내일의 메뉴까지 정리해 두고 나서야 편히 앉아 쉴 수 있었다.
남편이 그리하라 요구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나가지 말라고 아우성을 친 것도 아니다. 그들은 정말 괜찮았다. 늘 있던 자리이고 금방 돌아올 자리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엄마는 미처 몰랐다.
참 촌스럽다. 내가 없어도 잘 먹고 잘 놀 수 있는데 말이다. 아빠도 집에 있으니 더더욱 걱정할 일이 없다. 모처럼의 일요일 나들이를 설레여하지도 못하고 바쁜 마음만 붙잡고 있는 모양새가 진정으로 촌스럽다.
불현듯 독립이 떠올랐다. 긴 시간 육아와 가정 일에 대부분의 에너지를 쏟았으니 이제는 슬슬 독립을 준비해보아야겠다. 한꺼번에 바뀌진 않겠지만 하나씩 조금씩 변화를 갖다보면 어느 순간 쿨~~한 내가 되어있지 않을까 상상해 본다. 무엇부터 해야할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당장 떠오르는 건 주말에 외출을 하게 되어도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해 하지 않기. 남편과 아이들의 시간을 존중하듯 나만의 시간도 충분히 소중하고 존중받을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