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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림 Dec 30. 2020

Laws of UX를 통해 보는 듀오링고

푸시 알림의 세계관 최강자 듀오링고와 Laws of UX

언어 공부 어플의 대명사 듀오링고

언어 공부 좀 해봤다!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어플을 이번에 가져와봤다. 그 이름도 유명한 듀오링고(DuoLingo). 사실 언어 공부 효과 자체보다는 밈으로 더 유명하기도 한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실제로 듀오링고를 검색하면 아래와 같은 밈이 수 천 개쯤 쏟아져 나오기 때문... 웃기니까 차분히 감상해보자.

대충 오늘 언어 공부를 하면 너희 가족과 친구는 안전하고, 공부를 하지 않으면 듀오 버드가 찾아가 너의 인생을 끝내주겠다는 밈이다. 정말 하루 공부를 안 할 때마다 듀오링고에서 미친 듯이 푸시 알림을 보내고 심지어 이메일로도 공부하라고 닦달해서 생긴 밈인 거 같은데, 이젠 듀오링고 본사에서도 이 밈을 즐기는... 지경까지 왔으니 듀오 버드의 이미지를 알 만하다. (이 결과물은 글의 마지막에서 확인해주세요!) 여태 드립 치는데 두 단락이나 소요했지만, 나름 이 프로덕트 분석은 열심히 했기 때문에 다시 진지하게 글을 이어나가도록 하겠다. 참고로 이 분석은 아영님과 함께 진행했는데, 아영님의 브런치는 아래에 첨부해두었습니다 :)


듀오링고란?

https://www.duolingo.com/learn

듀오링고 어플의 뉴스피드

듀오링고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를 언급하자면, 듀오링고(DuoLingo)는 언어를 웹페이지, 혹은 모바일에서 게임 형식으로 재미있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계적인 프로덕트다. 현재 12억 명의 유저가 듀오링고를 통해 언어를 배우고 있고, 하나의 코스를 모두 완료하면 유럽 언어 기준 최소 B1 정도의 실력을 가질 수 있다. 웹페이지를 먼저 서비스해서 웹 기능이 더 많은데, 언어 교환을 위한 온라인 이벤트도 호스팅하고 있다. 영어 구사자를 위한 스페인어, 프랑스어 팟캐스트와 스페인어 구사자를 위한 영어 팟캐스트도 찾을 수 있다. 듀오링고 영어 서비스 앱에서는 듀오링고의 뉴스를 볼 수 있는 피드 기능이 있으나, 하나의 아티클을 터치하면 모바일의 웹브라우저로 연결되기에 온전히 앱 기능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앱과 웹 모두 무료로 제공되지만, 유료 서비스인 듀오링고 플러스를 구독하면 광고가 사라지며, 오프라인 학습도 가능해진다. 다만 플러스의 구독료는 월 $12.99 USD로 비싼 편.


오늘 글의 주제는 푸시 알림의 강자 듀오링고, 과연 디자인에서도 강자라 불릴 수 있는가?!인데, 디자인 평가의 기준으로는 Jon Yablonski의 Laws of UX를 참고하였다. 기능의 편리성보다는 기능이 디자인 조건에서 어떻게 풀어내고 있는지에 방점을 두었다. 특히 이번에 참고하는 Laws of UX는, UI에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 원리로, 심리학을 디자인에 이용해 더 나은 유저 경험을 제공하는 데에 목적을 가진다. 그렇기에 각 기능이 어떤 디자인 원리를 통해 유저에게 좋은 경험으로 다가오는지를 분석하며, 듀오링고의 웹페이지가 아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UX를 살펴보려고 한다. 기준은  Laws of UX의 초기 10가지 항목으로, 영어 구사자용 앱과 한국어 구사자용 앱 모두를 검토했다.

https://lawsofux.com/



잘하는 부분


도허티 임계

반응 시간을 개선하고 체감 대기 시간을 줄이려면 체감 성능을 활용하라. 정확하지 않아도 진행 표시 상황을 보여주면 사용자는 대기 시간에 관대해진다.
유저를 붙잡아두기 위해서는 로딩 시간이 0.4초 이내여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변화를 눈으로 보여줘서 유저가 기다릴 여유를 가지도록 해줘야 한다.
1) 로딩 화면 캡쳐. 듀오 버드가 춤추면서 걸어간다. 2) 퀴즈를 5번 풀었을 때와, 학습이 끝났을 때 듀오 버드가 다시 등장.

교육 프로덕트는 게임 프로덕트와 달리 중간에 탈주...하는 유저가 많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듀오링고 역시 사용자가 도중에 그만두지 않도록 도허티 임계를 활용하고 있는데, 제일 잘한다고 생각한 부분은 두 가지가 있다. 1) 교육 콘텐츠를 시작할 때 로딩 화면과 2) 수업 진도 표시 부분이다.


먼저 로딩 화면에서 듀오링고는 현재 콘텐츠를 '로딩 중'이라고 알려주며, 언어에 관련된 간단한 TMI를 알려준다. 듀오링고의 로딩 자체가 오래 걸리는 것은 아니나, 로딩을 기다리는 와중에 딱 한 문장을 읽으면서 그 체감 시간을 더욱 줄일 수 있다. 화면 가운데에서 춤추며 걸어가는 듀오 버드의 귀여움은 덤이다. 또한, 오른쪽 캡처를 보면 수업 진도도 상단의 상태바를 통해 알려준다. 초반에는 녹색으로 시작해서, 뒤로 갈수록 빨간색으로 변하는, 이 상태바를 보고 공부를 그만하고 싶어도 조금 더 힘을 내서 학습을 끝낼 수 있다. 게다가 퀴즈 5회마다 응원 메시지를 줘서 계속해서 수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한다.


밀러의 법칙

사용자가 쉽게 처리하고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게 콘텐츠 덩어리를 작게 나눠 정리하자. 단기 기억 용량은 사람에 따라, 기존 지식과 상황적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다음으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 부분은 밀러의 법칙이다. 밀러의 법칙은 흔히 전화번호가 왜 7~8자리인지, 그리고 왜 가운데에 -가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한 사람이 기억할 수 있는 최대 정보는 5~9개이므로, 최대한 콘텐츠를 나눠서 적게 보여주는 게 바로 밀러의 법칙이다. 전화번호 12자리를 동시에 외우는 게 어렵기에, 3~4개로 나눠서 보여주는 것이다. 특히 듀오링고는 언어 학습 콘텐츠이기 때문에 학습자의 기억력을 최대로 끌어내야 해서 이 부분이 중요한데, 교육 콘텐츠 애플리케이션에서 어떤 식으로 밀러의 법칙을 활용하는지 살펴보았다.

듀오링고는 체크포인트마다 많으면 30여 개의 주제가 있고, 각 주제 당 5개의 레벨, 각 레벨 당 레슨 3~8개로 이뤄져 있다. 기초 체크포인트에서는 인사, 음식, 관용구, 동물에 대한 간단한 문법으로 이뤄진 문장을 배울 수 있다. 왼쪽 캡처에서 보면 체크포인트 4까지 열린 걸 볼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난이도별로 체크포인트에 묶어서, 한 체크포인트를 다 끝내야 다음 체크포인트 학습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해두었다.


위의 세 화면은 학습 중 화면이다. 듀오링고의 홈 화면에서 동그라미를 터치하면 학습을 시작할 수 있는데, 각 레슨에서는 10개 정도의 단어를 활용해서 문장을 만드는 연습을 한다. 같은 단어로 반복해서 연습을 하며 자연스레 활용을 배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위의 세 화면에서처럼 직접 목소리를 녹음하고, 단어 뭉치를 선택해 작문을 하고, 모국어의 문장을 바르게 번역한 문장을 고르는 등, 하나의 문장에 대해서도 여러 번 연습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단어 뭉치를 사용한 것도 사용자가 단어 단위로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 (도허티 임계 부분에서 학습 진행에 따라 상태바의 색이 변한다고 언급했는데, 위 캡처 화면은 레벨테스트의 일부분이라서 상태바가 모두 초록색이다)



포스텔의 법칙

사용자가 어떤 동작이나 입력을 하든지 공감하는 태도로 유연하고 관대하게 대처하라. 인터페이스의 안정성과 접근성을 보장하되 입력, 접근성, 성능 면에서 만반의 준비를 하자.

듀오링고는 디테일에 상당히 강한 편인데, 오래되고 피드백을 많이 받으며 수정을 반복해서 그런지, 필수 기능은 아니지만 사용자 경험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디테일에서 강하다. 예를 들어, 문장을 들을 때 음성 파일이 재생되는 동안에는 스피커 아이콘이 움직인다.

게다가 학습자에게 유연한 학습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부분에서도 포스텔의 법칙이 제공된다고 느꼈다. 아무리 듀오링고가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앱이라고 하더라도, 도서관에서 갑자기 스피킹 연습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이어폰이 잘 되어 있어도, 이어폰이 없거나 주변이 너무 시끄러운 환경에서는 리스닝 연습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듀오링고는 "지금 말할 수 없어요" 버튼을 통해 레슨 뒷부분의 스피킹 파트를 건너뛸 수 있도록 UX를 기획하였다. 듣기 파트에서도 마찬가지로, "지금 들을 수 없어요" 버튼을 통해 스킵할 수 있다. 심지어 이 두 기능 모두 좋은 부분은, 저 버튼을 누르면 그 뒤 1시간 동안 녹음이나 음성을 이용한 퀴즈를 제외하기 때문에 반복해서 이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단어 덩어리를 선택해서 문제를 풀지 않고 키보드로 직접 문장을 입력하고 싶어 하는 유저를 위해서 키보드 입력 기능(Use Keyboard)과 단어 덩어리 선택(Use Word Bank)을 제공한다. 다만, 이는 영어를 배우는 한국어 사용자용 애플리케이션에는 없고, 스페인어를 배우는 영어 사용자용 웹페이지와 애플리케이션에서만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어 사용자용 애플리케이션은 기능이 매우 적다. 언어도 영어만 제공 중이기 때문에 영어 학습 초보자라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지만, B2 레벨 이상의 영어 학습자에게는 도움이 안 되기도 한다. 중국어는 현재 개발 중이라고 하지만 기능이 적은 건 사실이다)


학습 도중 '닫기' 버튼을 클릭했을 때도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대처라고 생각해서 캡처를 추가했다. 학습 화면의 왼쪽 상단의 X 버튼을 누르게 되면 바로 학습이 종료되는 대신 일단 듀오 버드가 울고 있는 화면이 뜬다. 모든 진도를 잃게 된다고 정보를 전달하면서도 듀오 버드가 울고 있어서 애잔하고 (물론 난 철의 심장을 가져서 학습 종료를 눌렀다. 스페인어 열심히 공부하니 봐주렴 듀오 버드야...) 귀여워서 다시 돌아가게 된다. 하트가 없어도(하트 시스템에 대해서는 이후에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화면이 뜨는데, 물론 이 경우에는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기에 세션 종료 말고는 답이 없기는 하다. 또한 화면 자체에서 버튼을 사용하는 방식도 눈에 띈다. 듀오링고에서는 선택지 중 한 버튼을 강조하고 싶을 때 주로 볼록 튀어나온 파란색 버튼을 활용하는데, 여기에서 '학습 종료'가 아닌 '돌아가기'에 이 버튼이 사용된 점은 듀오링고가 이 화면에서 사용자가 학습을 계속하는 걸 장려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제이콥의 법칙

사용자는 자신에게 익숙한 제품을 통해 구축한 기대치를 그와 비슷해 보이는 다른 제품에도 투영한다. 기존의 멘털 모델을 활용하면 사용자가 새 모델을 익히지 않아도 바로 작업에 돌입할 수 있는 뛰어난 사용자 경험이 완성된다.
캔디 크러시 사가 홈 화면과 듀오링고 홈 화면 비교

듀오링고는 학습의 게임화가 매우 잘 되어 있는 서비스다. '재미있는 언어 학습'을 모토로 하고 있는 만큼 퀴즈 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고, 경쟁적인 요소도 추가되어 있다. 먼저, 위의 두 화면 비교를 보자. 디자인은 다르더라도 비슷한 형식을 취하고 있다. <캔디 크러쉬 사가>는 에피소드를 하나하나 깨어나가고, 그 마을을 정복하는 형식으로 이뤄져 있다. 듀오링고 역시 마찬가지다. 한 에피소드를 한번 깨면 왕관을 주고 있으며, 에피소드 전체 학습을 끝내면 다음 에피소드가 열린다. 그렇게 에피소드를 차근차근 모아나 가면 해당 에피소드의 체크포인트에서 퀴즈를 풀 수 있고, 그러면 성이 열리는 것도 캔디 마을을 정복하는 캔디 크러쉬 사가처럼 언어 마을을 정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성과, 경험치, 하트 시스템도 게임과 매우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모바일 게임은 라이프를 5개 주고, 게임 오버일 경우 1개씩 가져간다. 카카오톡을 통해서 라이프를 주고받는 것도 매우 흔한 형식이다. 듀오링고에서는 하트를 주고받을 수는 없지만 하트가 문제를 틀릴 때마다 하나씩 사라지며, 하트를 충전하려면 구매를 하거나, 5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모바일 게임의 라이프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하트를 무제한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플러스를 구독해야 하는데, 플러스는 2주 동안 무료 체험이 가능하고, 친구를 초대하면 무료 체험을 일주일 추가해준다. 친구끼리 하트를 교환하는 대신, 친구를 추가하면 일주일 동안 플러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서 '게임'에 친구가 참여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다. 경험치는 매번 한 레슨을 끝낼 때마다 쌓이며, 정답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경험치를 준다. 매일 얼마만큼의 경험치를 쌓을지 조절할 수 있고, 하루치 학습량을 조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험치는 '리그'에서 경쟁하는 요소로 쓰이기 때문에, 듀오링고를 열심히 사용하는 사용자는 당연히 경험치를 많이 모으려고 한다.


리그는 모바일 게임에서 카카오 친구끼리나, 게임 유저끼리 경험치나 기록을 비교할 수 있는 것처럼, 일주일의 학습량으로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마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브론즈, 실버, 골드, 사파이어, 루비, 에메랄드, 자수정, 펄, 흑요석, 다이아몬드의 10개의 리그로 나눠져 있다.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처럼 랭킹전이 따로 있는 건 아니고, 일주일 단위로 계산해서 그 주에 얼마나 학습했는지에 따라 리그가 나뉘며, 한 리그 당 50명씩 들어간다. 이는 매번 일주일 단위로 기록이 리셋되기 때문에 지난주에 학습을 덜했더라도, 이번 주에 학습을 열심히 해서 다음 리그로 진출할 수 있다. 상위 리그 진출 기준은 각 리그에서의 상위 사용자 10명이나 15명이며(낮은 리그일수록 많은 인원을 상위 리그로 올려준다), 하위 사용자 5명이나 10명은 이전 리그로 돌아가게 된다. 상위 3위에 든 사용자는 보석 등 추가적인 보상을 준다. 같은 리그의 사용자를 팔로우할 수도 있고, 그 사용자의 학습 그래프에 접근할 수도 있다. 이 학습 그래프는 다른 사용자가 각 요일마다 경험치를 얼마나 얻었는지도 보여주기 때문에, 이 사람이 벼락치기로... 경험치를 얻는지, 매일 꾸준히 하는 타입인지까지 볼 수 있다.


심미적 사용성 효과

듀오링고의 캐릭터 중 릴리와 자리 프로필 (출처: 듀오링고 트위터)
보기 좋은 디자인은 인간의 뇌에 긍정적인 반응을 일으켜서 사용자로 하여금 제품이나 서비스 사용성이 뛰어나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 디자인이 보기 좋으면 사용자는 사소한 사용성 문제에 비교적 관대해진다.

이 부분은 평가하기가 어려웠는데, 시각적으로 '보기 좋다'는 너무 주관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듀오링고가 UI 통일성에 꽤 많은 신경을 썼다는 느낌이 있어서 잘한 부분에 넣기로 했다. 애당초 다크 모드가 있다는 것 자체에서부터 가산점을 줬다. 일단 듀오링고는 부엉이 캐릭터를 메인 캐릭터로 내세워, 언어를 도와주는 인간형 캐릭터와 함께 활용할 수 있다. 간단한 도형을 만들어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린듯한 캐릭터는 각자 이름과 성격을 가지고, 성별과 인종 모두 다양해서 다양한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어플에 적합하다.


이렇게 테두리가 없고 색이 알록달록한 그림체는 캐릭터 이외의 각종 아이콘에서도 활용된다. 컬러가 많지만 컬러칩을 정해두고 유사한 색상 안에서 변환을 하고 있어서 컬러가 정신없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중요한 버튼은 듀오링고 부엉이 '듀오'의 초록색, 혹은 파란색을 사용해서 컬러에 위계를 설정하였다. 파란색은 주로 퀴즈에서 스피커의 색상으로 사용되고, 퀴즈 화면 이외에서는 '친구 찾기'나 '보상받기' 등 중요한 버튼의 컬러로 사용된다. 초록색 역시 마찬가지로, 학습에서 '계속하기' 버튼은 모두 초록색으로 설정했다. 이 이외의 부분에서는 빨간색,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을 주로 활용한다. 이 여섯 가지 컬러 기준은 듀오링고 홈 화면 레슨 아이콘의 색상 변화에서 가져왔다. 일정한 수의 레슨을 완료할 때마다 각 챕터의 레벨이 오르는데, 레벨 0은 보라색, 레벨 1은 파란색, 레벨 2는 초록색, 레벨 3는 빨간색, 레벨 4는 주황색, 레벨 5는 노란색으로 색상이 변한다.



보통인 부분


본 레스토프 효과

중요한 정보나 핵심 동작은 시각적으로 눈에 띄게 하라. 시각적 요소를 강조할 때는 제한을 두어서 각 요소 간 경쟁을 피하고 가장 중요한 항목이 광고로 오인되지 않게 하라.

본 레스토프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서 핵심 동작의 정의부터 시작했다. 왼쪽의 홈 화면을 핵심 화면으로, 그리고 레슨 수강을 핵심 동작으로 바라보았다. 여기에서 가운데에 레슨 아이콘이 주 수업이고, 수강자는 위아래로 스크롤을 움직이며 수업을 선택해서 수강을 시작하게 된다. 크고 색상이 화려해서 시각적으로 강조되어 있다. 다만 보통인 부분에 넣은 것은, 오른쪽 상단에 듀오링고 플러스를 시작할 수 있는 '플러스' 아이콘이 제법 크기 때문이다. 듀오링고에서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파란색과 초록색이 모두 사용되어서 본 레스토프 효과가 이야기하는 '각 요소 간 경쟁 최소화'에 조금 어긋나는 것처럼 느껴진다.


피츠의 법칙

터치 대상의 크기는 사용자가 정확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커야 한다. 터치 대상은 인터페이스 상에서 쉽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에 배치해야 한다. (버튼이 크고, 한 손으로 다 닿아야 한다)

듀오링고는 다른 캡처에서 보다시피 한 손으로 활용하기에는 기능이 너무 많고, 타이핑을 계속해서 해야 해서 양 손으로 쓸 수밖에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피츠의 법칙에서 어긋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피츠의 법칙이 애매하게 맞는다고 한 것은, 버튼이 크고, 학습 부분에서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가 매우 명확하다. 선택해야 하는 버튼은 파란색에 엠보스를 두어서 눈에 띄게 했을 뿐만 아니라 손에 잘 닿는 위치에 있다. 답변 역시 마찬가지로 화면 하단부에 있어서, 특정한 포맷의 퀴즈가 아니라면 크게 손가락을 움직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일단 한 손으로 사용을 못하면 피츠의 법칙에서 어긋나는 것인지, 그래도 기능에 충실하되 다른 부분에서 배치와 크기를 신경 쓰면 법칙에 어긋난다고 봐야 하는지 궁금하다.


힉의 법칙

의사 결정 시간이 반응 시간에 큰 영향을 받을 때는 선택지의 개수를 최소화하라. 인지 부하를 줄이려면 복잡한 작업을 잘게 나눠라.
듀오링고 계정 생성 화면 중 일부

듀오링고는 사용자가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화면에서는 모두 한 화면에 하나의 정보만 넣어져 있다. 예를 들어, 회원가입 화면이나, 문제풀이 화면은 하나씩 정보를 입력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회원 정보를 입력하거나, 답변을 골라야 해서 많은 두뇌 활동을 필요로 하는 환경에서는 정보가 최소화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힉의 법칙이 잘 되어 있지 않다고 한 것은, 프로필 화면에 정보가 너무 많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프로필 화면 캡쳐: 기본 정보, 학습 통계, 친구, 성과 네 단계로 나눠져 있다

프로필 화면을 보면, 네 파트로 나눠서 나름 정보를 덩어리 처리하여 제공하려고 했다. 첫 번째 덩어리에서는 이름과 고유 아이디, 가입 날짜, 친구 수, 위치, 배우는 언어, 프로필 사진을. 두 번째 덩어리에서는 학습 통계 정보로 연속 학습 날짜, 총 XP(경험치), 총 왕관 수(완료한 혹은 시험을 통과한 레슨 개수), 리그를 알려준다. 세 번째 덩어리는 친구 찾기와 초대하기 기능이 있고, 다음 덩어리는 성과 덩어리로 10개의 항목에서 내가 어느 정도씩 성취를 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초반에 통계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익숙하지 않은 초반에는 다소 정보가 많은 것으로 느껴질 가능성이 높다. 사용자 추천을 늘리려는 앱의 의도로 생각되기는 하지만 친구들이 성과보다 먼저 있는데, 친구들 기능을 많이 활용하지 않는 사람으로서는 불편했다. 성과 또한 10개의 성과 배지가 한 번에 보이는 대신, 한번 더 터치해서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서 스크롤하도록 되어 있는데 터치해야 하는 버튼이 너무 많았고 한눈에 알아보기가 불편했다.


테슬러의 법칙

모든 프로세스에는 디자인 시 처리할 수 없는 기본적인 복잡성이 존재하므로, 시스템이나 사용자 중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 추상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인터페이스를 단순화해서는 안된다.

지나치게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는 항목인데, 듀오링고는 기능이 많은 만큼 충분한 복잡성이 있다고 생각했기에 관련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프로필 화면에서 학습 통계 정보를 알려주는 부분에서 단순하게 상자에 정보를 두고, 더 이상 플로우를 탈 수 없도록 해서 지나치게 단순화되었다고 평가하였다.



별로인 부분


피크엔드 법칙

사용자 여정 중 가장 강렬한 순간과 마지막 순간을 세심하게 신경 쓰자. 사람들은 긍정적인 순간보다 부정적인 순간을 더 생생하게 기억한다.

사용자 여정 중 가장 마지막 순간, 듀오링고에서는 매번 레슨을 하나 끝날 때마다 부정적인 경험이 이어진다. 먼저 일일 목표를 달성했다는 문구, 혹은 레슨 완료 문구가 나온다. 그 뒤에 몇 초 이상 봐야 하는 광고가 나오고, 그 광고가 끝난 뒤에도 광고 설치 화면으로 이어진다. 몇 초 이상 봐야 하는 동영상 광고가 나오지 않을 때도 있기는 하다. 그와 동시에 이 광고가 무료 교육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이 나오며, 맨 하단의 '광고 제거하기'를 통해 제거하는 옵션도 있다고 알려준다. 듀오링고 플러스로의 결제를 유도하려는 목적은 이해하겠지만, 무료 기능을 활용하는 사용자로서는 가장 성취감을 느끼고 다음 수업을 기약해야 하는 매 레슨 뒤에 광고가 나와서 조금 아쉽다.

한 학습을 끝내면 경험치 달성량과 목표 달성 여부가 나온 뒤, 바로 광고가 나온다.


듀오 버드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듀오링고 푸시

자, 기승전결을 위해 다시 듀오링고 푸시 알림으로 돌아왔다. 위에서 듀오링고가 푸시 알림으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를 했고, 이게 이제는 밈으로 쓰일 지경...이라는 이야기와 회사도 이쯤 되면 즐긴다는 말까지 남겼다. 그리고 이에 대한 결론을 모두 글의 후반부로 넘겼는데 이제는 대답을 해야 할 것 같아 이렇게 돌아왔다. 듀오링고 푸시는 2019년 만우절에 듀오링고 본사에서 새로운 기능으로 제시한 기능이다. 듀오링고 앱에서의 푸시 알림을 자꾸 무시하면 듀오링고 새가 실제로 당신을 찾아간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인데 다행히 밈처럼 총을 쏘거나... 칼을 들고 있지는 않다. 사실 공식 영상에서 총을 쏘면 조금 문제가 있을 것 같다. 듀오 버드는 평화롭게 옆에서 우울해하는 티를 미친 듯이 내거나 수동 공격을 펼칠 뿐이다. 평화롭죠...? 재미와 귀여움과 홍보효과(?) 모두 잡은 영상이니 시간이 되면 보시길 바라며, 이를 남겨놓고 나는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 나도 지금 이 분석을 위해 듀오링고 계정을 만들어놓고 자꾸 스페인어 공부를 안 해서 곧 듀오 버드를 만날 예정이니 무사하길 기원해주시길...... 그러면 이번 아티클도 유익하고 즐거우셨기를 바라며 Adios! Hasta luego!

https://www.youtube.com/watch?v=8wc83qX6oNM&feature=youtu.be




함께 분석해주신 아영님의 브런치

https://brunch.co.kr/@aykim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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