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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ilverju Oct 25. 2015

대학은 자유교육의 상아탑인가?

   우리나라 학생들은 전 세계의 학생들과 견주어도 높은 학구열과 학업성취도를 가지고 있지만, 대학교육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지체되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학은 오우크쇼트가 걱정하고 있는 교육의 타락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유교육의 상아탑으로 보기는 어렵다. 앞으로 인간의 조건을 규정하는 자유와 자유에 대한 책임인 학습의 본질을 다룬 후 우리나라의 대학이 교육의 붕괴 위험에 처한 이유를 논의하고자 한다.

  오우크쇼트는 인간이 인간이도록 하는 조건을 자유라고 규정하였다. 이러한 인간의 조건인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며, 오우크쇼트에 의하면 이 때의 책임은 학습을 의미한다. 학습은 자기의지에 입각한 학습을 말하며, 자신에 대해 이해를 바탕으로 무엇인가 습득하는 것이다. 인간은 학습을 통해 인간이 되고, 개별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의 다양성으로 인해 다른 사람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게 된다.

  인간의 학습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먼저 인간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단순히 정보를 획득하여 지구의 자원을 활용하는데 필요한 도구적 기량을 학습한다. 둘째 인간은 도구적 기량 그 이상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존재 양상을 탐구한다. 저자는 이러한 측면에서 학교와 대학은 학습하려고 하는 인간의 본질을 추구하고 학습을 전담하는 특별한 장소라고 본다. 인간은 학습의 장인 학교와 대학을 통해 자기이해를 추구하는 모험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이해의 언어를 배울 수 있으며 자유교육으로 불리는 교육을 받게 된다. 자유교육은 실현되기 어려운 영위이고 그동안 여러 가지 위협과 공격을 받아왔지만 그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계속적으로 자유교육이 위협을 받게 된다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되어 니체가 이미 예견한 것처럼 교육의 붕괴를 가지고 올지도 모른다.

  필자가 우리나라의 대학이 교육의 붕괴 위험에 처해 있다고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먼저 대학은 다양한 이해의 언어를 통해 대화로의 입문을 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탐욕의 언어로 고정된 학설이나 획일적인 사회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자유교육이 갖는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고 자기성찰이 결여된 자기배반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는 자유로운 학습만을 추구할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놓여있기 때문에 대학교육이 무의미해지고 있다. 학습이란 자기의지를 바탕으로 한 자기이해로서, 자기 자신의 무지에 대한 자각과 이해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스스로 하게 되는 과업을 의미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생들의 경우, 스스로의 필요에 대한 자각보다는 사회의 압력에 의해 학습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에서의 교육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필자는 자유에 대한 책임이 학습이라면, 저자와 같이 대학교육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할 것이 자유라고 생각한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 대학이 교육의 붕괴라는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대학은 이에 대응하여 그 자체로서의 독립된 자리를 지켜야 한다. 대학은 사회의 변화에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의 본질을 잊어버린다면 자유교육이 회복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야만 대학이 자유교육의 상아탑으로서 학교를 보존할 수 있다. 필자는 대학이 독립된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이해에 도달한 사람들의 힘이 합해져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자기이해에 도달한 사람은 적어도 학문적 영역에서는 교수가 될 수 있으며, 교수는 국가와 인류사회를 위한 지식을 늘이기 위해 노력하는 학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류가 가진 지식을 후대에 전달하는 교수의 역할이 자유교육을 회복시키기 위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즉 교수는 학습자가 인류 문화유산에 입문시키도록 자유교육을 교수해야 한다. 따라서 교수의 역할이 잘 발휘된다면, 자유교육이라는 대학의 본질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자유교육의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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