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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 강 Dec 04. 2023

[에세이 #5] 3월의  '파리지옥'

겨우내 동면에 들었던 파리지옥이 꽃망울을 터뜨린다.그의 번식을 향한 당연한 본능이다

여느 식물과 마찬가지로 파리지옥도 꽃을 피우기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다 보니 죽기도 

하고 성장이 지체되곤 한다하여 인간들은 성장에 도움을 준다는 그럴싸한 구실을 만들어 

꽃대를 절단한다마치 반려동물의 번식을 차단하기 위한 중성화수술이 아닌 거세를 하는 

것이다이처럼 인간은 자연스러운 세상의 흐름을 거슬러 조물주의 능력을 발휘한다

파리지옥에게 동면은 겨울을 피하기 위한 소극적 회피가 아니라 꽃을 피워 번식을 하기 위한 

적극적인 삶의 표현이다자연상태에서 그는 생의 연장보다는 번식을 선택하는 모양새이니 

삶과 죽음의 갈등을 오롯이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인간에게 있어 꽃 또는 열매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것이 표현되는 외양과 내면은 어떨까?

아마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종들중에 인간만이 꽃 또는 열매의 모습이 개별적으로 

다르지 않을까생긴 모습과 마음씀씀이가 모두 다르듯이

MBTI와 같은 성격유형분류처럼 인간에게 정의할 수 있는 꽃 또는 열매를 구조화하여 유형분류를

할 수 있다면 인문학적 소일꺼리가 될 수 있겠다.

존 그레이가 비유한 동굴과 우물속 단절보다도 더 오랜 동면과 같은 시간을

가끔은 만들어보면 어떨까자신이 피울 꽃 또는 열매의 의미도 생각해 보기도 하고 

스스로 포기할 수 도 있고 다른 꽃 또는 열매로 바꿀 수 있는 특권이 인간에게 있으니 말이다.

지금 이시간 동면하고 있다면 쪽팔려 하지 말고 내가 앞으로 보여줄 꽃 또는 열매를 간절히 

열망해보자.피거나 맺히지 않을 자발적 포기도 포함해서 말이다. 

'꽃'시점의 파리지옥

꽃을 피운 '파리지옥'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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