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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Aug 22. 2022

선생님은 장래희망이 뭐예요?!

작가는 아무나 하니?!

고3, 대학교 원서를 쓰기 위해 진학 상담을 할 때였다.

“문예창작과 지원하고 싶어요.”
“거기 가서 뭐하게??”
“작가.. 하려고요”
“작가??? 작가는 아무나 하니?”
“…”
“선생님이 봤을 땐 말이야…. 음.. 너 사범대 가라. 넌 국어 선생님이 딱이야!”

 학창 시절 글짓기 대회에서 몇 번 상을 받았다고 글쓰기에 대단한 소질이 있는 것처럼 착각할 수 있겠지만 그 정도 하는 아이들은 널려 있으며 내가 보기엔 네가 그 정도는 아니라고,  너는 책 읽고 글 쓰는 것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말을 조리 있게 잘한다며 국어 선생님을 해보는 것이 어떠냐며 매우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다.
거기까지도 충분한데 한술 더 떠 집안 형편도 어려운데 작가 되면 배고프다고 안정된 직장을 선택하는 게 효도하는 길이라는 말도 덧붙이셨다.
 선생님 말씀에 딱히 부정할 말을 찾지도 못해서 아무 말 못 하고 그 뒤에는 네.. 네.. 만 언급하다 교무실 밖으로 나와  울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선생님께서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다.  
선생님 말씀대로 난 국어교사가 되었고 천직이라고 생각할 만큼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고 아이들에게 '진로/장래희망'을 적어내게 했다.
한 아이가 말했다.
"선생님은 장래희망이 뭐였어요?!"
불쑥 들어온 질문에 당황하고 있을 때 누군가 나를 변호해주듯 말했다.
"야! 그것도 모르냐?! 선생님이었겠지! 그러니까 선생님이 된 거고!"

"나.. 너희처럼 학교 다닐 때는.. 작가가 되고 싶었어. 작가가 꿈이었어"
"작가요???"
내 안에서 작가는 아무나 하냐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그때 아이들이 입을 모아 말했다.
"우와.. 멋있다!! 선생님, 그럼 작가 해요!! 작가 하면 되죠!!!"

그때 내 안에 꺼지지 않는 작은 불씨가 남아있는 것이 느껴졌다.

선생님 말씀대로 작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그러나 누구나 될 수 있다.
자기 생각이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글로 표현해낼 수 있다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 이제부터 내 장래희망은 작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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