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반성문
책을 읽다 밑줄을 긋는 나를 보고 아들이 놀라며 말한다.
"엄마는 어떻게 자도 없어 줄을 그렇게 반듯이 그어?"
뭐 대단한 일도 아닌데, 괜히 얼떨떨하다.
생각해보면 아들이 내게 해주는 말은 대부분 김탄 섞인 칭찬이다.
계란 프라이해서 간장이랑 비벼만 줘도
"엄마!! 흑백요리사 나가봐. 엄마가 일등 할 거 같아!"
(놀리는건 아니겠지?^^;;;)
"엄마는 그림을 왜이렇게 잘 그려?"
"엄마는 어쩜 모르는 게 없어?!"
반면 나는 아들에게 어떤 말을 주로 하는가.
어째 맨날 흘리고 먹냐
쉬운걸 왜 틀려? 집중 안했지?
동생이랑 똑같이 그러냐? 양보좀 해!!
늘 구박과 핀잔과 혼내는 말로 채워진 대회 속에서 아들이 기죽어 지내는 것 같아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어느날은 아들을 불러 칭찬의 말을 했더니 아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난 또 혼나는 줄 알고...."
그 순간, 뜨끔했다.
어릴적 우리 집은 1층이었다.
아빠 차 들어오는 소리만 들어도 바짝 긴장했던 어린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랐다.
그땐 이런 생각을 했다.
'나중에 커서 나는 친구같은 부모가 되어야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다짐을 잊은 채 어느새 내 부모를 꼭 닮아있었다.
"엄마가 생각해보니 혼내는 말을 많이 한 거 같아. 미안해. "
내 진심을 들어주고, 엄마를 믿어주는 아이에게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몇 년후면 사춘기가 찾아와 이렇게 대화나누는 시간조차 줄어들겠지? 그때가서 후회하지 않으려면 지금, 늦기전에 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