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책을 읽을 때 작은 습관 하나가 있다.
바로 독서 어플의 스톱워치 기능을 켜고 읽는 것이다.
읽기 시작하기 전에 책을 등록하고 스톱워치를 누르면, 내가 지금 '책을 읽고 있는' 상태가 눈에 보인다.
핸드폰에 자꾸 눈과 손이 가는 걸 막는 나만의 장치이기도 하고, 시간이 쌓이는 걸 보면 은근히 동기부여도 된다.
그런데...
문제를 하나 발견했다.
지금 어플에 내가 '읽고 있는 책'으로 등록된 숫자 24권인 것이다.
이건 '내가 읽기를 시작했지만 아직 마무리하지 못한 책이 24권이나 된다'는 뜻이다.
(그런데 오늘 또 새로운 책 한 권을 펼쳐 들었다는 사실)
왜 이렇게 된 걸까 잠시 생각해 봤다.
첫 번째 이유는 분명하다.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다.
책을 읽다가도 또 다른 책이 눈에 들어오고, 그럼 또 그 책을 펼쳐든다.
그러는 사이 독서모임 책, 과제 책, 꼭 읽어야 하는 책들이 자연스럽게 끼어든다.
요즘은 이런 걸 병렬독서라고 한다지만.. 그래도 이건 좀 심한 거 같다. ㅠ
생각해 보면 책을 마무리하지 못하는 내 모습은
요즘 나의 생활과도 조금 닮아 있다.
시작은 하지만 이어가기 어려워 손 놓고 있던 일들,
'언젠가 해야지' 하며 마음 한쪽에 미뤄둔 일들.
읽다 멈춘 책들이 쌓여 있는 걸 보면서, 마음속 할 일들도 그런 식으로 쌓여 있었던 게 아닐까 잠시 돌아보게 된다.
하지만 한 권의 책을 다시 펼쳐 완독 하는 그 순간, 나는 작은 확신을 얻었다. 미뤄둔 일들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책처럼, 삶의 일들 역시 '다시 펼치면' 이어갈 수 있다.
그래서 올 12월에는 읽던 책을 마무리하는 일과 함께
내 삶 속 멈춰놓은 일들도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