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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레터 Feb 08. 2022

파이어족에 대한 열망과 그 너머

은퇴는 재무적 독립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파이어(FIRE)족은 "재무적 독립을 이루고(Financial Independence), 일찍 은퇴하겠다(Retire Early)"는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이 용어는 미국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확산되기 시작하여 2010년대에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던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냅니다. 좀더 거슬러 올라가면 1992년에 Vicki Robin과 Joe Dominguez가 내놓은 베스트셀러 <<돈이냐 삶이냐(Your Money or Your Life)>>에서 연원을 찾기도 합니다.


파이어족은 어떻게 될 수 있을까요? 이 글을 쓰며 미국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에서 "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를 검색을 해보니 총 871권의 책이 검색될 정도이니, 다양하고 많은 방법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많이 알려진 사실을 기준으로 몇 가지 특징은 공통적인데, 그 중 첫 번째 특징은 저축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소득의 75%까지 하기도 합니다. 10%만 저축하면 1년 생활비를 모으는 데 9년이 걸리나 75%를 저축하면 4개월이면 된다고 계산되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빠른 시일 내에 자금을 많이 모아야 하므로 금융이나 세무 및 회계를 잘 알며, 잘 알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세 번째는 매년 은퇴자금의 4%를 인출한다는 전제 하에 1년 지출액의 25배를 저축하거나 투자합니다.


파이어족의 유형도 다양하다


그런데 라이프스타일에서 보면 1년의 지출을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검약형 파이어족(Lean FIRE)과 여유형 파이어족(Fat FIRE), 그리고 하이브리드 파이어족(Hybrid FIRE)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검약형 파이어족은 작은 금액을 모아 은퇴한 후 검약한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합니다. 여유형 파이어족은 큰 금액을 모아 은퇴하므로 돈에 개의치 않고 사는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합니다. 하이브리드 파이어족은 바리스타 파이어족이라고도 하는데, 필요시 파트타임 근로 등을 통해 수입을 보충하며 반은퇴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합니다. 이렇게 파이어족의 유형이 다양한 것을 보면 결국 은퇴자금의 규모가 아니라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가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국내외의 파이어족 사례를 보면 예상보다 적은 금액으로 파이어족이 되어 살고 있는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파이어족이 되는 것은 일찍 은퇴하는 데 목표가 있지만 현재의 삶에 만족하지 못하고 바꾸어보겠다는 데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을 하는 데 과도하게 몰두하여 자신의 삶을 찾지 못했다거나,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할 뿐 일이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는 직장내에서 과도하게 경쟁하며 사는 것이 많은 어려움을 주거나 번아웃이 될 정도로 일에 치여 살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젊어서 부동산, 금융 등의 투자활동에서 큰 성공을 거두어 은퇴해도 될 정도로 큰 돈을 벌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이유로 파이어족을 지향하여 조기은퇴를 하지만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모범사례가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파이어족이 되려면 조기은퇴를 한 만큼 더 장기간에 걸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은퇴기간이 더 길어졌으므로 은퇴자산을 재무적으로 관리하는 데 따른 리스크는 더 커지고 라이프스타일도 직장을 다니며 현역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달라 생활상 해결해야 할 과제는 더 많아질 것입니다. 파이어족으로 살기 시작한 사람이 아직은 채 30년을 넘게 살지 않았을 것이므로 이 문제는 파이어족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해결책이 개발되어 모범사례로 전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베이비붐 세대도 파이어족의 태도를 배우자


이미 은퇴를 했거나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라 하더라도 파이어족으로부터 배울 것은 있습니다. 우선 은퇴를 계획적으로 했는지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많아져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떠밀리듯이 일에서 물러나지 않았는지 생각해보면서 지금이라도 자신의 은퇴를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재무적으로는 안정되어 있는지, 은퇴는 했지만 재무적 측면을 제외한 다른 측면의 삶은 어떻게 꾸리려고 하는지, 사회적 관계는 어떻게 유지하며 지낼 것인지 등을 검토해볼 기회로 삼으면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점검 결과 만약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면 치열하게 다시 계획을 세우고 사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리고 조기은퇴와는 반대로 노년기의 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며 파이어족과는 반대로 은퇴를 늦추고 파트타임으로 일을 하다 점진적으로 은퇴하는 것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노동이 주는 부정적 측면을 극복하고 긍정적 측면을 강화할 수 있기 위해서는 미리미리 노년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전문성 등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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