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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레터 Apr 10. 2022

기초연금 40만 원

노후소득이 취약한 은퇴자의 숨통을 틔울 것인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대선공약으로 내건 기초연금 40만 원 인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윤 당선자는 2월 16일 유세 중에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첫걸음으로 중산층·서민·저소득층 어르신 660만 명에게 드리는 기초연금을 월 30만 원에서 40만 원으로 1인당 10만 원씩 올려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부부의 경우 20% 감액하는 규정을 그대로 둔다고 하여 월 64만 원을 받게 됩니다.


논란은 여러 측면에서 생기고 있습니다. 우선 국민연금 평균 지급액인 55만 원보다 기초연금 지급액이 많아져 국민연금을 회피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그다지 설득력이 높지 않습니다. 기초연금 수령액이 국민연금과 연계되어 삭감되기는 하지만 국민연금에 납입한 금액 대비 받는 금액인 수익비를 기준으로 매력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기초연금을 온전히 못 받고 깎인 금액을 받은 수급자는 38만 명 정도로 기초연금 수급 전체 노인(595만 명)의 약 6.4%에 해당하는데, 이들의 평균 감액 금액은 월 7만 원 가량인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을 임의가입이나 추가납부를 통해 일종의 '재테크'로 활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민연금을 회피할 이유는 연금을 수령할 연령이 되어도 제대로 받지 못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나 국민연금을 큰 비용 부담으로 느껴 사용자로서 부담해야 할 보험료를 내기 어렵거나 내려고 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논란은 기초연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을 둘러싸고 더 클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기초연금을 65세 이상 전체 노인이 아닌 70%에게만 지급하는 것도 도입 당시 박근혜 정부가 증세를 하지 않으면서 기초연금 도입 공약을 지키려고 하는 고육지책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도 역시 재정준칙을 마련하여 재정건전성을 지키고자 할 것이므로 기초연금 지급을 위한 재원 마련은 큰 과제가 될 것입니다(당선자 측에서는 기초연금 10만 원 인상에 약 35조 4천억 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기초연금은 2022년 현재 30만 7천 원을 주고 있는데, 이는 2021년에 30만 원으로 오른 금액에 물가상승률을 적용하여 산출한 금액입니다. 앞으로 40만 원으로 인상하고 그 이후로 매년 물가상승률까지 적용하게 되면 정부의 재정부담은 적지 않을 전망입니다. 더구나 병사 월급을 2백만 원으로 인상하고 아이를 낳은 부모에게 부모급여를 매월 1백만 원씩 1년간 주는 등의 공약도 있어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또한 이미 재정수지가 적자라서 2022년에 각각 1조 7천억 원과 1조 4천억 원을 정부가 재정부담하고 있는 군인연금과 공무원연금에 매년 재정지원을 해야 함을 생각하면 연금에서 비롯된 재정부담은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55만 원이며 노인빈곤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상황에서 기초연금에 대한 국민의 효용성이 큰 점을 고려할 때 기초연금 지급액 인상은 환영할 일입니다. 2020년에 국민연금공단이 기초연금 수급자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기초연금이 생활에 도움이 된다"라고 응답한 수급자는 91%에 이를 정도입니다. "기초연금이 주된 생활비 마련 방법"이라고 응답한 수급자의 비율이 66.1%에 이를 정도로 노후소득 마련을 위한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연령, 일하는 직종, 지역 등을 이유로 국민연금을 활용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많은 노인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사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고 봅니다.


OECD 회원국 노인빈곤율 비교    출처: OECD, Pension at a glance 2021.


다만 연금 제도가 갖고 있는 기존의 문제점을 그대로 둔 채 기초연금의 지급액만 인상해서는 많은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따라서 기초연금 지급액의 인상과 함께 근복적인 연금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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