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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버레터 May 29. 2022

자서전을 쓰자

지난 삶에 대한 회고이자 새로운 삶을 도전하기 위한 밑거름이 된다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위인전도 읽고 훌륭한 사람들이 남긴 자서전도 읽으며 성장했습니다. 그렇다보니 자서전 하면 먼저 다가오는 것은 훌륭한 인물이 쓰는 책이라는 선입견입니다. 그래서 자서전을 쓰자는 얘기를 하면 대개는 과연 내가 자서전을 쓸 정도로 훌륭한 삶을 살았는가 자문하면서 그렇게 살지 않아서 쓸 수 없다고 합니다. 또는 나는 글솜씨가 없어서 쓸 수 없다고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자서전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삶을 살았고, 글솜씨도 있습니다.


한 사람의 삶은 누가 평가하여 잘 살았는지 그리고 훌륭한지를 규정할 수 없습니다. 평범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사회를 구성하고 작은 일을 통해서지만 사회에 기여를 했습니다. 가족에게도 아버지 또는 어머니로서 역할하며 소중한 삶을 살았습니다. 때론 차마 글로 남기기 어려운 단면도 있을 것입니다만, 그것은 역사적으로 위대하다고 평가를 받는 사람에게도 있는 것입니다.


글솜씨가 없다고 꺼리는 분에게는 기교를 부리지 않고 솔직하고 담백하게 써내려가는 것이 오히려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장려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글솜씨가 정말로 걱정된다면 자서전을 쓰는 것을 계기로 글쓰기 공부를 해보시면 어떨까 생각됩니다.


자서전을 쓰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기억해낼 수는 없겠지만, 기억에 남은 일들을 떠올려보면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나타날 것입니다. 이를 하나씩 글로 엮어내면서 마음은 이미 소년시절로도 청년시절로도 돌아가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자서전을 쓰는 것은 단지 회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행복하고 좋았던 시절을 떠올리며 삶의 활력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삶의 활력을 되찾으면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힘이 될 것입니다. 은퇴한 시니어로서 많은 것을 내려놓고 무기력하게 지내기보다는 남은 생을 의미있고 즐겁게 지내며 행복할 수 있는 도전을 할 수 있게 할 것입니다.


자서전을 쓰려면 제 생각에는 처음부터 글을 써내려가기보다는 인생을 몇 단계로 나누거나 중요한 일화별로 대화하듯이 기억해내며 녹음부터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이 때 대화를 문장으로 바꾸어주는 앱을 이용하면 녹음도 되고 녹음된 내용을 바로 문장으로 바꿀 수 있어 수고가 많이 덜 것입니다. 이렇게 구술하는 작업이 끝나면 이를 자료로 삼아 목차를 구성하고 편집하여 문서로 정리하면 됩니다. 이렇게 정리하는 과정에서 사실과 관련한 부분은 자신의 기억력을 절대적으로 신뢰하지 말고 적절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동일한 사실을 두고도 당시의 감정과 현재의 감정 간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므로 그러한 차이를 고려해서 써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읽어보면서 보충하거나 수정할 부분을 찾아서 보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작가적 감성을 가지고 구성과 문장을 다듬으면 같은 내용이라도 훨씬 읽기 좋은 글이 될 것입니다.


만약 이렇게 할 수 있는 역량이 당장 없다 생각되면 글쓰기 공부를 먼저 해볼 것을 권합니다.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지도를 해주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후에는 위에서 말한 절차를 따라 글을 쓰면 자서전이 완성될 것입니다. 혹시 이조차도 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전문적으로 자서전 작성을 도와주는 작가들과 상의하여 자신은 구술하고 그들이 대신 자서전을 쓰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자서전을 쓰면 누가 읽을 것이라고 쓰라고 하냐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을 쓰면 읽을 독자가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은 가족과 지인이 읽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팔순에 작은 이벤트를 열어 같이 식사하며 얘기할 기회를 가지면서 책을 나누어주며 간단하게 내용을 발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서전들이 많이 작성되어 디지털 기록물이 많아질수록 앞으로 발전할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면 한 시대의 모습과 개별 구성원들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 역사적으로 소중한 가치를 가질 것입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자신의 인생을 돌볼 시간을 가지면서 반성과 성찰을 통해 남은 여생을 새롭게 계획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 60대에 자서전 초안을 쓰고, 칠순, 팔순 등 인생의 여정을 기념할 수 있는 나이에 업데이트하여 발표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그래야 혹시 있을지도 모를 작가로서 필요한 능력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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