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려줄래?
# 노래가 있는 이야기 5
## 모티브: 정엽 – Nothing Better
### 《기다려줄래, 그 말 못 한 날》
떠나는 날, 너는 내게 물었지.
“기다려도 되냐고.”
왜 나는 그때
기다리라고 말하지 못했을까.
작은 창밖으로
층층이 깔린 구름이 보였다.
귀를 울리는 바람 소리.
비행기 창밖은 하늘뿐인데
시간은 놀랄 만큼 잘 흘러갔다.
잠깐 눈을 감았다 뜨면,
또 다른 구름이 겹겹이 쌓여 있었다.
곧 한국에 도착한다.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낯선 나라에서
외로움과 낯섦을 견뎌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생각할 시간은
차고 넘쳤다.
떠나던 날,
공항에서 마지막으로 네가 했던 말.
“기다려도 돼?”
그때, 왜
기다려달란 말을 하지 못했을까.
그 말을 못 한 내가,
얼마나 오랜 시간을 후회했는지.
낯선 공기, 낯선 계절, 낯선 땅에서
나는 가끔 그날을 떠올렸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조용히 중얼거렸다.
“기다려줄래?”
창밖 멀리 작은 불빛들이 깜빡였다.
익숙한 공기와 온도가
조용히 가슴을 두드렸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내려앉고
나는 공항 출국장으로 향했다.
혹시 너도 이곳에 와 있을까.
가끔 전해오던 편지 속 너는
여전히 익숙한 일상을 살고 있었다.
내가 기억하던 너의 웃음,
볼에 살짝 패이던 보조개가 떠올랐다.
그리고,
출구 쪽에서 익숙한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너였다.
여전히 그 미소.
여전히 따뜻한 눈빛.
우리의 눈길이 마주쳤다.
숨이 잠깐 멎는 것 같았다.
너는 천천히 다가왔고
나도 한 걸음 내디뎠다.
“나, 너를… 기다렸어.”
너는 그냥 웃었다.
“나도… 기다렸어.”
그렇게 우리는
다시 손을 잡았다.
차갑지만 따뜻한 감촉이
손끝에 전해졌다.
기다림의 끝에서,
마침내 너를 만났다.
사람들로 붐비는 공항 한복판.
그 순간엔
우리 둘만 남은 것 같았다.
그리고,
수없이 마음속으로 되뇌었던 말을
마침내
할 수 있게 되었다.
기다려줄래?
다른 누구보다
당신이 좋아요.
**– Nothing Better, 정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