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이 전하는 고요
밤이 건네는 말들
길가 풀들마저 숨죽인 고요한 적막.
고개를 들어보니, 하늘엔 솜털 같은 구름이 옅게 깔려 있고 그 위로는 외로이 혼자 빛나는 달 하나가 날 내려다본다.
바람 한 점 없어 구름이 멈춘 건지,
내 안에 더는 흐를 것이 없어
시간조차 멈춰 선 건지.
그저 고요만이 남은 길 위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신발 소리가 적막을 깨트릴까
나는 조심스레 발을 디뎌본다.
낮 동안 고단히 내달렸던 발걸음,
구름도 바람도 분주함을 멈추고 비로소 깊은숨을 고르는 밤.
지금 이 순간,
모든 게 멈추고
그저 고요만이 남았다.
오직 달빛,
그리고 바람조차 친구가 되어주지 못한
정적만이
나와 함께 이 밤에 머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