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페이스댕 Jul 29. 2023

시간을 바라보는 시점

세상 모든 가설


역시나 서양과 동양의 서로 다른 관점에 대한 이야기다.

서양인의 생각은 가까운 현재에서 출발한다. 

동양인은 그 원인이 되는 과거에서 출발해서 생각한다. 


서양은 경험주의적 관점으로 세계를 보기 때문에 경험한 적이 없는 미래를 짐작하기 위해서 현재의 경험을 반영하는 방법을 쓴다. 이것은 현재가 원인이 되어 미래가 발생한다는 인과관계의 관점과는 다르다. 미래의 문제를 현재의 연속된 어떤 부분으로 보기보다 그냥 미래 그 자체로 발생하는 것이라고 본다. 


과거를 볼 때도 역시나 가장 생생한 경험을 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부터 바라본다. 항상 현재가 기준이며 거기서부터 점점 먼 과거, 점점 먼 미래를 관찰하고 해석해 나간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나와 거의 다른 사람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예전에 가지고 있던 어떤 주장을 다른 주장으로 바꾸는 것도 상대적으로 쉽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쉬워진다. 그런데, 그 새로운 것에 적응하는 게 좀 더 쉽다는 것은 자신을 환경과 분리하여 인지하고 평가하기 때문인 것 같다. 환경 안에 들어간다기보다 나와 다른 계체로 환경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동양인이 항상 새로운 환경 안에 들어가 자신을 거기에 맞추려고 하면서 고군분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동양은 전체주의적 관점을 가지고 있다. 전체를 조망(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바라봄)하다 보니, 과거와 현재의 인과관계가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경험은 과거의 그 어떤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본다. 그리고 현재의 자신은 과거와 다르지 않고 동일한 것이다.


미래를 관찰할 때도, 현재시점 다음 순서의 이벤트로 보기보다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바라보며 얻은 통찰력으로 현재와 함께 그 관계를 한 번에 바라본다.  그래서 서양인에 비해 여러 세대가 지나더라도 가족과 개인의 사상체계는 잘 바뀌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도 더 많은 노력을 들이게 된다.


서양은 지배적 욕구를 현재에 한정된 것인 '물리적 공간'을 넓히는데 힘썼다. 자신이 인지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세계는 현재의 세계이며 따라서 그 현재의 영역을 넓히는 공간적인 지배를 원했다. 당연히 새롭게 넓힌 지역의 과거와 미래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당장 가용할 수 있는 자원에 관심이 있었다. 뉴질랜드도 그렇게 그들의 영역에 들어간 땅덩어리들 중 하나다.


반면 동양은 자신이 지배할 수 있는 영역에 과거와 미래라는 시간을 포함한다. 서양이 현재의 공간들을 연결된 영역으로 본 것처럼 동양은 과거와 미래의 시간을 모두 연결된 영역으로 보고 있으며 넓은 시간적 영역을 지배하고자 해왔다. 


조선과 한나라는 실록을 남겼다. 그것은 과거에 기록된 것이지만 그것이 당시의 일로 끝난다고 생각하고 기록하지는 않았다. 그 기록을 통해 미래의 세상이 그들을 어떤 식으로 평가해 주기를 바랐다. 다시 말해 미래관점의 과거(당시의 현재)도 그들의 미래(지금의 현재)와 동일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직접 손을 쓸 수 없는 미래시간영역의 사람들의 생각을 현재도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의 중국은 미래의 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태평양의 작은 섬들과 아프리카 개발도상국들을 포획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한국은... 잘 모르겠다 뭘 하고 있는지.


그런데 아시아의 국가 중 과거는 물론 미래에도 나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나라가 있다. 심지어 자국에게 까지도. 일본이다. 일본정부는 조선을 식민지배하는 동안 조선의 미래까지 지배하기 위해 한글, 조선어, 문화를 말살하려고 하기까지 했다. 동아시아에 말도 못 할 피해를 입혔던 것은 물론 그런 과거를 부정하기까지 하고 있다. 지금은 방사능냉각수를 바다에 버려서 미래의 전 세계 해양을 부정적으로 장기간 지배하려고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수산물을 많이 소비하고 사람들이 그들 국민인데도.. 그런데 일본정부는 도대체 과거와 미래에 대해 어떤 지배를 원하고 있는 것일까?  



작가의 이전글 하향식, 상향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