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자원공사 우 대리가 분노하면 생기는 일

실패한 제목 설명회

by 은상

설명하기로 했으니 설명을 해야겠다.

일단 제목은 말했다시피 《헌터자원공사 우 대리가 분노하면 생기는 일》이었다. 문피아는 최대 30자까지 제목을 허용하니까 좀 긴 제목이라도 가독성만 있으면 문제없다.

이제부터 제목 설명회에 들어간다.


1. 헌터자원공사

헌터자원공사는 가상의 공사, 즉 공기업이다. 헌터물이라는 것도 알리고 싶었고, 그 배경도 알리고 싶었다.

헌터자원공사는 헌터가 던전에서 가지고 오는 물건이나 마정석을 자원으로 보고 관리하는 곳이다.

아무래도 헌터나 던전 같은 미지의 세상이 펼쳐졌을 때 거기에서 발생하는 자원은, 수자원공사처럼 국가에서 관리하리라 생각해서 만든 기관이었다.

그런데 헌터물에 익숙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공사’라는 기업형태에는 익숙하지 못했고, 그곳이 무엇을 하는 곳인지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았다는 단점이 있었다.


2. 우 대리가

여기서 우 대리는 우 씨 성을 가진 대리이면서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헌터자원공사의 평범한 직원이었던 우 대리는 어떤 사건 때문에 헌터로서 각성한다.

주인공이 평범한 회사원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려고 ‘대리’라는 단어를 제목에 넣고야 말았다. 헌터자원공사도 생소한데 거기서 일하는 우 대리?

점점 스토리는 미궁으로 빠져든다.


3. 분노하면

우 대리가 헌터로서 각성하면 특수능력인 ‘레이지’가 생긴다. 감정과 능력이 동일화된다는 설정이었다.

레이지가 발동하면 능력이 승수로 증가한다.

즉 레이지 10 상태라면 레벨 2가 2 ×10인 20이 되는 설정이었다. 즉, 분노하면 레벨이 낮아도 무적이 되는 능력이었다.

게다가 우 대리는 어떤 배신 사건 때문에 각성해서 헌터가 된다. 이미 가슴속에 분노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능력이 항상 활성화된다는 설정도 있었다.

그런데 소설을 읽기 전에 ‘분노하면’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무엇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4. 생기는 일

난 제목을 명사로 마무리하고 싶었다. 문장형 제목보다는 이게 더 깔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금증을 주려고, 생기는 일이라고 마무리 지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리 궁금해하지 않았다.


이렇게 설명이 길게 필요한 소설을 하루에도 수십 편이 올라오는 플랫폼에서 읽으려 들까?

자유 연재를 시작하고 며칠 동안 조회수는 10회 이하였다.

내가 복잡하게 펼쳐놓을 설정에 접근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말이다.

“자유연재에는 보통 조회수가 별로 없어.”

그렇게들 말했다.

그래서 자유연재가 끝나고 일반연재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일반연재로 옮기기만 하면 조회수가 폭발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난 이때의 가장 큰 실패 이유가 제목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다.

자유연재가 시작되고 조회수가 바닥이라면 재빨리 제목을 바꾸고 다시 연재하든지, 지웠어야 했다.

난 그저 7회분 연재한 게 아까워서 버티고 있었다.

오늘의 교훈! 초반 조회수가 10 이하라면 제목을 바꾸거나 글을 지우고 다시 올리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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