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접어야 할까?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욥기 8장 7절 말씀이다.
나중에 《공동번역 성서》에는,
“처음에는 보잘것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
이렇게 번역되어서 일반적인 대화 같은 느낌이다.
그래서 보통은 선언처럼 느껴지는 첫 번째 문장을 많이 인용하고, 또한 자신도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웹소설을 처음 연재하는 사람도 그런 마음을 갖는다.
‘지금은 조회수 1이지만 조금만 지나면 조회수가 폭발해서 유료화를 쉽게 갈 수 있을 거야.’
이렇게 기대하며 묵묵히 연재를 이어나간다.
나도 그랬다. 조회수가 1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지만 15화쯤 되면 사람들이 알아봐 주고 조회수가 폭발하리라 기대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웹소설 실패담을 다룬 지금 이 브런치도 라이킷이 그래도 20~30번은 되는데 내 웹소설은 더 처참했다. 브런치의 라이킷에 해당하는 ‘추천’이 글에 1~2개 달리는 게 전부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 라이킷 좀 해주세요.)
‘선작’은 더 처참했다.
문피아에서 선작이란 ‘선호작’의 준말인데, 말하자면 이 작품을 내 북마크에 넣겠다는 행동이다. 계속 이 글을 읽겠다는 표현이다.
문피아에서는 글을 연재한다고 아무나 유료화를 하게 해주지 않는다. 선작이 1000회 이상을 받아야 유료화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15화가 진행되는 동안 내 선작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10~20번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30화가 되더라도 40번 정도 선작이 되는 게 전부라는 계산이 나온다.
한 달간, 매일같이, 하루 5000자의 소설을 쓰더라니 내 손에는 돈 한 푼 생길 가능성이 없다는 말이다.
15화 정도에 이런 반응이라면, 아니 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7화 정도만 보면 이 작품을 접어야 할지, 계속 연재해야 할지 감이 잡힌다.
그래서 성공할 기미가 없는 작품이라면 과감하게 접는다.
‘시작했으면 끝을 봐야지.’
‘이미 40화가 넘게 써 놨는데 더 연재해 봐야지.’
난 그런 마음이 들었다.
아무래도 출판 소설을 오래 접해서 그런지, 글을 쓰다가 관두는 것과 이미 써놓은 글을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난 그래도 비척비척 글을 써댔고, 40화가 넘어가서야 글을 접었다.
그런데 반전은 아무도 비난하지 않았다.
난 연재를 중간에 접으면 비난이 쏟아지리라 여겼다.
드라마라를 보고 있었는데, 결말도 안 났는데 중간에 방영을 멈추겠다고 하면 당연히 화가 날 것이고 방송국에는 항의와 비난이 쏟아졌을 것이다.
그런데 별 공지 없이 연재를 중단했는데도 아무 반응이 없었다. 몇 명 안 되지만 내 글을 ‘선작’해 놓은 사람들조차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당연하다.
인기 없는 작품은 연재를 하든 안 하든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선작을 했던 사람이라도, 그리 관심이 없는 글이었기에 다른 글로 옮겨갈 뿐, 항의하지 않는다.
몇 개월을 고민하고 약 2개월치의 글을 연재했는데…….
괴로웠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면 버릴 건 빨리 버렸어야 했다.
그러면 1~2개월의 시간은 아낄 수 있었을 것이다.
실패를 딛고 빨리 다른 시도를 더 빨리 해볼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그때의 나로 돌아간다면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웹소설계에서는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이 창대할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시작이 미약하면 끝도 미약하다.
시작이 중급은 되어야 끝이 창대해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시작이 미약하다면 과감하게 접어라.
그 시간에 다음 글을 구상하고, 한 달치 미리 써두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