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자율성이 만들어낸 즐거운 밥상
이 책은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감정, 그리고 그로부터 얻은 심리적 통찰을 바탕으로 구성된 에세이입니다.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사생활 보호를 위해 가명으로 처리되었으며, 실제 인물과 일치하지 않습니다. 본문은 사실을 단정하거나 특정 개인, 단체를 지칭, 비난하려는 목적이 아닙니다(없습니다.). 인물, 장소, 관계, 시점, 상황의 일부는 가명, 합성, 변형되었으며, 식별 가능한 세부 사항은 변경되었습니다. 유사성이 있더라도 이는 순전히 우연입니다.
저자는 타인의 명예나 사생활을 침해할 의도가 없으며, 본문의 해석은 저자의 주관적 성찰임을 밝힙니다. 이 책은 유사한 경험을 지닌 독자에게 위로와 통찰을 전하기 위한 진솔한 기록입니다. 본문에는 가족 내 학대와 상실 등 트라우마를 환기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을 읽으실 때 스스로의 마음을 가장 우선하시고, 불편함이 느껴지면 언제든 읽기를 멈추셔도 괜찮습니다.
저자는 이 글을 통해 과거를 고발하려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경험을 한 이들에게 공감과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이 책은 특정 인물이나 집단을 비방하거나 공격하려는 목적이 아닌, 개인의 성장과 치유의 여정을 기록하고자 한 성찰의 결과물입니다. 이 기록이 비슷한 경험을 가진 누군가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AI 네컷 만화
요리하는 걸 취미생활로 삼은 뒤부터 매일 차리는 밥상이 즐거워졌다. 무엇이든 즐거워지려면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하나 있는데, 바로 자율성이다. 인간에게 자율성이 부여된 일은 더 이상 ‘일’이 아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즐거운 취미’가 된다.
톰 소여의 모험에 울타리 칠하기 이야기가 나온다. 톰은 장난을 치다 이모 폴리에게 들켜 울타리를 새하얗게 칠하는 벌을 받는다. 날씨는 너무 좋고 친구들은 놀러 나가는 시간인데, 톰은 울타리를 칠해야 하니 속상하고 억울했을 것이다. 지나가던 아이들이 톰에게 "벌받았다."라며 놀리자 톰은 재빨리 머리를 굴린다. 톰은 그들에게 울타리 칠하기가 얼마나 재미있고, 중요한 일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특별한 일인 것처럼 연기한다. 그러자 아이들은 오히려 ‘나도 해보고 싶다.’며 경쟁적으로 애원했고, 심지어 자신들의 소중한 것들을 톰에게 주기까지 하며 울타리 칠하기를 하고 싶어 한다. 톰은 그들이 즐겁게 울타리를 칠하는 모습을 구경한다. 이 장면이 요리를 할 때마다 생각난다.
하기 싫은 ‘의무’가 어느 순간 ‘놀이’가 되는 것. 내가 매일 요리를 하고, 그 시간을 기록으로 남기는 이유도 그것이 ‘일’이 아니라 놀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일은 더 이상 힘들고 고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놀이’, 새로운 ‘도전’이 된다. 매일 해야 하는 밥상 차림이 아니라,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고, 맛있게 만들어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먹는 경험. 그 모든 과정이 나에게 ‘즐거움’이 되어준다.
요리, 식물 키우기, 액세서리 만들기, 글쓰기, 이 모든 활동들이 내게 취미이자 놀이다. 누군가 이걸 "하라."라고 강요했다면 나는 이 일들을 즐겁게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누구보다 자율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심리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매일 직장에 나가는 직장인에게 월급은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대가이고, 그곳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돈으로 환산한 것이다.” 만약 직장 생활이 너무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면 그건 돈을 주고 다녀야 하는 곳이지, 돈을 받고 다니는 곳이 아닐 것이라는 속뜻이 들어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의 삶이 참 감사하다. 의무를 놀이처럼 할 수 있는 일상을 살아가는 내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얼마나 행복한지.
매일 아침 일어나 직장에 나가고, 매달 돈을 벌어오는 남편. 힘들어도 “우리 위해서라며” 웃는 그의 얼굴을 보면 그가 웃을 수 있는 요리를 해 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나는 일찍 일어나 오늘을 위한 요리들을 준비한다. 즐거운 마음으로, 고운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또 시작한다.
[사진 서체 : 네이버 나눔 명조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