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여행: 중국 청도 10
하루의 마무리는 역시 숙소에서 먹는 야식과 맥주.
중국에서 배달 이용이 편리하다고 해서 식당에서 먹지 못했던 음식을 이것저것 먹고 싶었으나 역시 혼자는 무리다. 음식 양도 그렇지만 숙소에서 음식을 남기면 보관하기도 애매하고 환경이 좋지 않으면 벌레를 볼 확률이 높기 때문에 딱 그날 소진할 수 있는 정도만 구매하는 편이다. 그래서 여행지에서 숙소를 들어가기 전 꼭 들리는 곳이 있다. 편의점 혹은 마트.
첫날은 마트를 갔다. 알루미늄통에 잘 밀봉되어 있는 원장맥주 하나와 요즘 한국에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마라 맛 간식 라티오 그리고 꿔바로우를 구매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 날의 메뉴들은 모두 실패했다. 우선 원장맥주는 첨가물이 들어가 있지 않아 빨리 먹어야 하는 생맥주와 같은 거라고 하는데 진짜 생맥주보다 못하고 그냥 맥주보다도 못했다. 그냥 맥주. 이 금액이면 일반 맥주를 먹는 게 좋겠다 싶었다. 그리고 라티오는 너무 궁금했기에 중국 간식이니까 중국에서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으로 골랐다. 쇼츠를 보다 보면 라티오 먹방을 하는 영상을 종종 볼 수 있다. 쫀디기처럼 생겼고 마라 향신료가 잔뜩 묻혀 있었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간식이라는데 내 입맛엔 영 아니었다. 기름 가득한 쫀디기였고 감칠맛도 없고 입맛만 버렸다. 그리고 살짝 기대했던 꿔바로우. 마트가 문 닫을 시간이 다가와서인지 델리코너의 음식들이 굉장히 저렴했다. 그중에 가장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꿔바로우를 구매했는데 정작 내가 먹은 건 딱딱한 튀김뿐이었고 고기의 맛은 느낄 수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뒤덮인 달콤 시큼한 소스는 맛이 좋지 않았다. 밖에서 먹은 음식들은 다 성공했는데 오히려 마트에서 산 것들이 입에 맞지 않았다. 그렇게 이 날은 그나마 괜찮은 맥주로 위안을 삼으며 밤을 지냈다.
두 번째 밤은 호텔 앞에 있는 세븐일레븐을 갔다. 일본만큼이나 중국의 세븐일레븐도 다양한 식품들이 있었다. 어묵과 꼬치 그리고 이번엔 맥주를 다양한 로컬 맥주들로 구매했다. 금액은 칭다오 맥주보다 훨씬 저렴했다. 사진 속 맥주와 음식 모두 한국돈으로 약 7천 원 정도였으니 말이다. 맥주들은 다 조금씩 맛이 달랐지만 꽤 괜찮았다. 그리고 어묵도 일본보다는 덜 진한 맛이지만 따듯한 국물도 좋았고 어묵들도 맛있었다. 그런데 맛있어 보였던 소시지가 생각보다 매우 별로였다. 탱글탱글한 소시지가 아닌 물에 삶은 듯한 식감에 느끼한 마라 소스가 발라져 있었다. 보기엔 맛있었는데 살짝 배신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어제의 딱딱한 꿔바로우 튀김옷보다는 훨씬 좋았다.
그렇게 혼자 지낸 두 밤이 지나가고 마지막 밤은 야시장 구경 후 공항으로 갔다.
혼자 놀기에도 꽤나 재미있었던 칭다오. 또 치안, 음식 등등 걱정했던 것들이 무색하게 매우 괜찮은 여행지였다. 다만 어딜 가나 많던 사람들은 이곳이 중국이구나를 계속 실감하게 해 줬다.
나의 혼자 한 칭다오 여행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마 한 번은 더 오지 않을까 싶다.